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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문화 후원이 지방경제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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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빌(켄터키)=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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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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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도시 루이빌의 휴매나 페스티벌, 토종기업과 문화계의 성공적 결합

↑ 휴매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액터스 띠어터 앞거리
↑ 휴매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액터스 띠어터 앞거리
한국에서 미국 여행에 관한 책 3권을 갖고 왔지만 어디에도 켄터키주 루이빌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켄터키주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하지만 그만큼 루이빌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인구도 56만여명으로 한국의 전주나 안양보다 적다.

이 작은 도시는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2가지 행사를 연다. 하나는 미국 3대 경마대회 중의 하나인 켄터키 더비, 다른 하나는 세계 최대의 신작 연극잔치 휴매나 페스티벌이다. 휴매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2월말부터 4월초,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루이빌은 미국 전역에서, 또 해외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들썩인다.

특히 켄터키 더비는 경쟁이 되는 다른 경마대회가 있지만 휴매나 페스티벌은 필적할만한 다른 행사가 사실상 없다. 돈이 안 되는 순수 연극을, 그것도 어느 정도 인기가 입증된 기존 작품이 아닌 신작 희곡 7편과 신인들의 10분짜리 단막극을 매년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휴매나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희곡은 이후 전세계 공연문화의 중심지 뉴욕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또 세계 곳곳에서 무대에 올려진다. 1998년 휴매나 페스티벌에 초연돼 퓰리처상을 받은 '디너'는 지난해 한국에서도 공연됐다. 신작 희곡들의 등용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주간지 '타임'은 휴매나 페스티벌은 "연극 세계의 중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휴매나 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연극계 저명인사들과 유수의 언론들을 포함해 매년 한달반 동안 4만여명이 루이빌을 찾는다.

↑ 휴매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액터스 띠어터 건물
↑ 휴매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액터스 띠어터 건물
물론 휴매나 페스티벌이 티켓 판매로 수익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이 행사가 올해로 36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루이빌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의료보험회사 휴매나의 후원 덕분에 가능했다.

휴매나 페스티벌은 루이빌의 공연장인 액터스 시어터의 연극 감독이었던 존 조리가 1976년에 처음 시작했고 1979년부터 휴매나 재단의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휴매너 페스티벌이란 이름 자체가 후원기업 휴매나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액터스 시어터의 제니퍼 비엘스타인 총괄이사는 "휴매나 페스티벌은 미국에서 기업과 문화계의 가장 오랜 파트너십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휴매나 페스티벌에는 매년 300만달러(약 35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이 가운데 약 1/4인 80만달러(9억6000만원)를 휴매나 재단이 출연한다.

휴매나의 마이클 맥캘리스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 휴매나 페스티벌 인사말에서 "액터스 시어터가 이야기의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펼쳐가는데 휴매나 재단이 오랜 기간 지원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KFC로 유명한 얌브랜즈, 잭 다니엘스로 유명한 주류회사 브라운-포먼 같은 루이빌 토종기업들이 휴매나 페스티벌과 휴매나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액터스 시어터를 후원하고 있다. 지방 대표 기업들이 지방의 대표 문화행사를 재정적으로 지원, 지방 경제와 문화를 살리고 있는 셈이다.

휴매나 페스티벌이 세계적인 문화행사인데다 루이빌 관광산업에도 중요한 만큼 루이빌 시민들의 참여도 남다르다. 티켓 판매나 공연장 안내 등 사람의 손이 필요한 곳곳을 자원 봉사자들이 채우며 행사를 이끌어나간다.

액터스 띠어터의 코리 켈리 마케팅 이사는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공연될 연극을 처음으로 창작해 초연한다는 점에서 휴매나 페스티벌에 대한 루이빌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액터스 시어터는 기존 작가에게 새로운 희곡의 창작을 요청하거나 연극 에이전트를 통해 신작 희곡을 받아 7편을 엄선한 뒤 연극감독과 배우들을 뽑아 휴매나 페스티벌에 선보일 연극을 완성해간다. 결국 휴매나 페스티벌은 희곡과 희곡작가 중심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 액터스 띠어터 내부의 휴매나 페스티벌 참가작 포스터들<br />
↑ 액터스 띠어터 내부의 휴매나 페스티벌 참가작 포스터들
액터스 시어터의 크리스티 고켈 홍보 이사는 "휴매나 페스티벌은 미국에서 새로운 희곡이 계속 창작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며 "휴매나 페스티벌에 많은 연극계 저명인사와 기자들을 초청하는 것도 우리가 발굴한 새로운 희곡들이 미국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도록 하기 위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금까지 휴매나 페스티벌에 선보인 400여편의 작품 중 80%가 페스티벌 이후에 다른 곳에서 다시 공연됐다.

올해는 통신회사 콜센터에 대해 고객들이 가진 불만을 블랙코미디로 표현한 '버라이존' 이혼한 엄마와 비만인 딸, 아이를 못 낳는 부부의 상처를 드러내는 '마음 속 아픔을 삼키며' 등이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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