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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택시' 블랙박스보니 잘못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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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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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사고·보복운전 증거 불충분… 고의성 없다면 과실비율은 50:50

'난폭택시' 블랙박스보니 잘못은 오히려…
오늘 인터넷 뉴스에 '난폭택시'가 여성 운전자에게 위협운전 했다는 내용과 함께 블랙박스 동영상이 화제다.

보도된 기사를 보면 택시기사에게 불리한 내용 일색이다. 즉 "여성 운전자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자 택시 기사가 핸들을 왼쪽으로 틀어 차량 뒷부분으로 여성 차량 앞부부분을 고의적으로 충돌했다"는 내용이다.

문제의 동영상은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는 부분부터 시작된다. 동영상을 올린 여성 운전자가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 변경하는 과정에서 3차로에서 2차로로 들어 오던 주황색 택시가 휘청하면서 택시의 운전석쪽 뒷부분과 여성 운전자의 차 조수석쪽 휀다(Fender) 부분이 부딪친다.

이후 두 차량이 나란히 서행하다가 사고 후 약 25초 후쯤 택시가 비상등 깜빡이며 앞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거의 10만건의 교통사고 상담을 했고, 약 5000건의 교통사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던 필자로서는 주황색 택시가 고의로 부딪쳤다거나 또는 보복운전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 운전자는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 변경하는 그 순간, 조금 앞쪽에서 (또는 나란히거나 뒷쪽에서 조금 빠른 속력으로)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변경하던 택시가 서로를 못 봐 접촉 사고났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기까지 했다.

택시기사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도주했다고 뉴스에는 표현되어 있지만, 택시 기사가 약 25초간 나란히 가면서 살펴 보니 차량 파손 흔적도 거의 없어 보여 미안하다는 의미로 비상등 깜빡이며 (빠른 속도가 아니라 다른 차량들의 속도와 같은 정도로) 진행해 갔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이 사건에서 택시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거나 또는 보복운전이라고 하려면 여성 운전자 차와 택시가 부딪치는 순간 이전의 상황을 봐야 한다. 만일 접촉사고 이전에 두 차량이 전혀 다른 쪽에서 진행해 왔다던가 또는 같은 방향을 진행해 왔더라도 아무 문제 없이 진행해 왔었다면 고의 사고도 아니고 보복운전도 아니다.

예전엔 보복운전에 대한 증거가 미흡했었지만 지금은 차량용 블랙박스가 많이 보급되어 사고 전후 과정을 살피면 보복운전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에 의한 접촉사고인지를 알 수 있다.

동영상을 올린 운전자가 보복운전 당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함이었다면 사고 앞쪽 부분도 (편집해서라도) 올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게 없는 상황에서는 보복운전이 아니고 차선 변경 중의 아찔한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여성 운전자의 주관적 입장에서는 택시의 난폭운전을 고발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택시가 일방적인 난폭운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양쪽 차량이 부딪치기 전의 상황을 모두 촬영한 동영상을 보지도 못했고, 양쪽 운전자의 말을 듣지도 못했기에 정확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사고 동영상만 본다면 여성 운전자도 택시도 둘 다 못 보고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과실비율을 따진다면 둘 다 50대 50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의로 일이킨 사고가 아니라 실수에 의한 사고일 경우 두 차의 과실비율을 따지려면 어느 차가 더 앞쪽에 있었는지, 방향지시등을 켰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한편, 누가 더 크게 잘못했는지를 떠나 쌍방과실인 사건이라면 사고 직후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렸어야 한다. 여성 운전자는 곧바로 차를 세웠는데 택시는 멈추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면 뺑소니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 사건에서는 두 차량 모두 멈추지 않고 약 20~25초 정도 서행하고 있었다.

택시 운전자에 대해 뺑소니가 인정되려면 두 차량이 부딪친 부위와 망가진 정도로 보아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정도로 판단되고 또 실제로 여성 운전자가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다쳤어야 한다. 만일 차량이 부딪친 흔적이 경미해 누가 봐도 그 정도로는 사람이 다치지 않을 거라고 여겨진다든가 또 여성 운전자가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면 택시 기사는 뺑소니에 해당되지 않는다.

얼마 전 서울시내 모 대형서점 식당에서 있었던 '국물녀'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한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혹시라도 이번 동영상에 보이는 주황색 택시 기사가 똑같이 억울함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변호사 일을 하면서 항상 중심에 두는 것은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양쪽 말을 들어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서 양쪽 운전자의 말을 들어 보든가 아니면 사고 전의 상황이 녹화된 동영상이 공개되었으면 보다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만일 주황색 택시가 고의로 보복운전한 것이 맞다면 그 택시운전자는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최소한 1년 이상의 징역형이고, 만일 여성 운전자가 다쳤다면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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