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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지금 '비대위' 시대..."한국정치는 변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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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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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은영 기자=
지난해12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을 소개하고 있다.  News1 이종덕 기자
지난해12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을 소개하고 있다. News1 이종덕 기자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의도가 '비상대책위원회'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해말 가장 먼저 새누리당이 박근혜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자유선진당도 지난 16일 이인제 비대위 체제로 들어갔고, 민주통합당도 총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내달 초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겹치면서 '비상 상황'이라는 의기의식이 더 커짐에 따라 각 정당들이 서둘러 난관을극복하고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돌입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비대위 출범의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조돼온 기성 정당 정치에 대한국민 불신과 그 대안으로 떠오른 '안철수현상' 등이 있다.19대 총선과 상관 없이 정당들의 위기감은 이런 요인들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고조돼왔던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4·11 총선 패배 이후 한명숙 대표의 사퇴라는 내홍을 겪으면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총선 패배 직후 지도부가 당장 총사퇴해야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다가 우선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차기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임명하기로 하면서 현재는 10여 명의 '친노(친노무현)' '비노(非노무현)' 중진들이 원내대표 물망에 올라 있는 상태다.

18대 총선에서 18석을 얻었던 자유선진당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3석, 비례대표 2석 등 겨우 5석을 얻는데 그치자 심대평 대표가 사퇴하고 전격적으로 비대위 체제로 들어섰다. 비대위원장에는 6선의 이인제 의원이 추대되는 한편, 당 최고위원과 중앙당 정무직 당직자 등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들 두 정당보다 앞서 위기를 겪은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비대위를 꾸리고 당 쇄신을 꾀했다.
비대위 출범 전 새누리당은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최구식 당시 한나라당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파문 등으로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에 당시 최고위원이던 남경필·원희룡·유승민 의원이 동반사퇴했고, 이어 홍준표 대표도 물러남에 따라 12월19일 박근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가 출범했다.

박 위원장은 김종인 전 수석, 이상돈 교수 등 외부위원들로 비대위를 구성, 당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쇄신에 들어갔었다.

그동안 정당들은 선거 패배가 각종 비리 의혹 등으로 위기에 빠지거나 리더십의 부재가 발생할 때 비대위 체제를 선택해왔다.

그러나 과거 일부 정당의 비대위에는 정작 당을 변화시키기 위한 '비상대책'을 내지못했다는지적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17대 대선서 3%대의 득표율로 참패한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등 당의 낡은 요소를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심상정 당시 위원장을 필두로 비대위를 꾸렸지만 결국 당내 반대 세력에 밀려 혁신안이 부결됐고, 이에 심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비대위는 성과없이 해체된 바 있다. 결국 18대 총선을 두 달여 남기고 천영세 위원장 체제로 돌입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 혁신을 주도해야 할 비대위가 '식물 비대위'가 된 데는 당내 정치인 중심으로 꾸려지고, 내놓은 처방 역시 대증요법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의 비대위 체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게 사실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당 정치의 실패가 정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치 혁신이 대세로 굳어지고,총선 및 대선을 앞둔 절박한 심정에서 진행되고 있어 비대위 체제의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

또 과거 약소 정당들의 비대위 해법을 거대 주류 정당들이 채택하고 있다는 것도 한 특징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체제가 당명 등 당의 모든 상징체계를 바꾸고, "민생이 곧 이념"이라는 슬로건을 만든 것도 뒤로 물러설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 위원장은 또 정당정치의 실패를 민생정치의 실종에서 찾는 일관성을 견지했다.

향후 출범할 민주당과 선진당의 비대위는 이러한 새누리당의 전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의 비대위는 총선 실패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당의 혁신방안, 복지, 분배 등에 관한 그랜드플랜을 만들면서 진보진영에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진당은 기존 지지기반인 충청권과 보수진영에 산뜻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존재이유를 각인시켜야 한다.

물론 민주당과 선진당의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한시적 임무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비대위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세 당의 비대위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것이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민주당과 선진당의 비대위가 이러한 기대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대위를 만든다는 것 만으로 쇄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인적구성으로 꾸려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새누리당이 과거에 비해서 잘됐다고 평가받는 것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외부 비대위원들은 끌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이나 선진당의 경우 새 지도부 출범 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외부위원을 끌어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들어와도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당내 상황을 잘 아는 정치인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잘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각 당이 비대위를 통해 어느 정도 변신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 봄 정국의 관전포인트인 듯하다.

4.11총선에서 참패한 자유선진당이 6선에 성공한 이인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16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인제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능한 5월 안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깃발과 조직 아래 당이 힘차게 출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2012.4.16/뉴스1  News1 이광호 기자
4.11총선에서 참패한 자유선진당이 6선에 성공한 이인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16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인제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능한 5월 안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깃발과 조직 아래 당이 힘차게 출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2012.4.16/뉴스1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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