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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하마드씨, 그는 왜 서울와서 수술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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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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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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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한류 현장을 가다]"한국 가면 낫는다" 美·獨가던 환자들 서울로

하마드 알 카비씨(왼쪽)가 이상훈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오른쪽)와 함께 웃고 있다.
하마드 알 카비씨(왼쪽)가 이상훈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오른쪽)와 함께 웃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온 하마드 알 카비씨(25). 그는 지난 5월16일 이상훈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부터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무릎 뼈의 위치가 자주 어긋나 주변 뼈, 근육, 인대 등을 절단해 적절한 위치로 옮기는 수술이었다.

하마드씨의 수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아부다비 병원에서 2006~2010년 세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가 좋지 않아 한국까지 왔다. 이 교수는 "환자의 뼈 구조가 일반인과 달라 수술할 때 고려할 것이 많았고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다리 근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마드씨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된 이유는 그의 친형 자말 알 카비씨(37)의 추천 덕분이다. 자말씨는 아부다비보건청의 대외협력국장이다. 지난해 11월 아부다비보건청이 우리나라 대형병원에 환자를 보내는 계약을 체결했을 때 한국에 온 핵심 간부다.

당시 한국 병원을 둘러본 자말 국장은 시설과 의료진에 감동받아 가족이 아프면 꼭 한국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수술을 마친 하마드씨는 "이상훈 교수가 모든 것을 확인하고 믿음을 줬다"며 "목 수술을 받으러 독일로 가려는 친구가 있는데 한국 병원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마드씨의 사례는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의료 한류 바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과 환자 송출 협약을 맺은 해외 보건청 담당자가 자신의 가족을 직접 믿고 맡겼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계가 해외 시장에 눈을 뜬 지 3~4년. 짧은 시간 만에 한국 병원들은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값싸고 질 좋은 서비스로 전 세계 환자들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의료기술 덕에 돈을 내고 연수를 오는 외국 의사들도 부쩍 늘었다.

과거 1950년대 중반 한국 의사들은 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미네소타 대학병원으로 떠났다. 이를 일컫던 명칭이 바로 '미네소타 프로젝트'다. 불과 반세기 만에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서울 프로젝트'로 옷을 갈아입은 셈이다.

◇한국, 亞 의료관광 허브로 부상=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2만2297명. 연간 외국인 환자 1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매우 의미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주변국 뿐 아니라 신흥시장인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15년 30만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아시아 의료관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아시아 국가 중 외국인 환자 시장에 우리보다 먼저 뛰어든 곳은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이다.

태국의 경우 지리적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를 위한 목적보다는 휴양, 장기 요양 등을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한동우 보건산업진흥원 국제협력사업단 국제의료개발팀장은 "태국의 경우 스파, 마사지를 위한 방문 등도 의료관광의 범주로 넣는다"며 "의료관광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하지만 진정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숫자는 이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국제화된 도시의 특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싱헬스, 파크웨이, 래플즈 병원 등이 대표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병원이다.

이중 파크웨이 병원은 외국인환자로 인한 수익이 42%를 차지하며 래플즈 병원은 외국인환자 비율이 34%인 것으로 보고된다.

한동우 팀장은 "싱가포르의 경우 자본이 많이 투자된 몇몇 병원 있지만 국내 병원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우위에 있어 절대적인 열세는 아니다"라며 한국의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 도약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벌써 5000억원대 경제효과...한국 새먹거리=맥킨지 보고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의료 관광 시장 규모는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중국계 미국인 라우씨가 치료후 부인과 함께 웃고 있다.
국내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중국계 미국인 라우씨가 치료후 부인과 함께 웃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아직 점유율이 크지 않지만 비중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국내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외국인 환자로 인한 수익은 총 547억원 정도였다. 2010년 1032억원, 2011년 180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실제 경제효과는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외국인 환자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는 진료 수익의 3~4배 정도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1~2명의 보호자를 동반한다. 이들은 국내 머물면서 숙박, 식사, 쇼핑 등 다양한 비용을 쓴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의 경우 경제력을 갖춘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중동에서 온 VIP 환자를 의전한 경험이 있다"며 "환자의 가족과 함께 쇼핑을 했는데 시내 면세점에서 몇 만 불짜리 카드를 아무렇지도 않게 긁는 것이 예사였다"고 말했다. 환자 유치를 통해 고액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외국인 환자 수익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지난해 중증 외국인 입원환자 1명이 쓴 돈은 평균 650만원. 중증 외국인 환자 3명이 오면 소나타 1대 수출 효과와 비슷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의 경우 자동차 수출과 달리 물류비, 관세, 현지 AS 비용 등 부가비용이 '제로'에 가깝다.

한동우 팀장은 "오는 201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정부 목표대로 30만명을 돌파할 경우 1조원 이상의 관광, 고용, 산업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 하마드씨, 그는 왜 서울와서 수술 받았나
◇한국 의료기술 배우러 오는 외인 의사들=한국을 찾는 것은 환자들 뿐 아니다. 국내 병원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국인 의사들도 연수를 위해 하나둘 한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한국 의료진의 뛰어난 수술 기술이 해외 환자는 물론 의사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는 물론 미국, 이탈리아 등 서구권에서도 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며 "돈을 내고 듣는 연수 코스 역시 해외 의사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위암 최고 권위자인 노성훈 교수의 경우 항상 수술 방에 수술 참관 차 들어가는 외국인 의사가 한 두명씩은 있다"며 "위암 학회 행사를 하다가 수술 모습을 보고 싶다고 병원을 찾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월 몽골보건부와 몽골 의료진 연수를 대가로 100만불 규모의 교육 프로그램 MOU를 체결했다.

자생한방병원을 방문한 이르쿠츠크 국립 의학수련 아카데미 연수진들이 한약 공정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을 방문한 이르쿠츠크 국립 의학수련 아카데미 연수진들이 한약 공정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몽골에서 온 17명의 의사들은 △의학교육 및 진료과 회의 참여 △학회 참석 △한국어 교육 등에 참여했다.

몽골국립모자 건강관리센터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근무 중인 잉크타이반씨(45)는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과 의료진 간 팀워크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최첨단 장비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익혔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몽골 의료진 연수 외에도 2010년 14개국에서 31명의 의학자가 방문한데 이어 지난해 29개국 96명이 방문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23개국 59명이 방문해 의학연수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외국 의료진 연수는 단순한 의료진 연수로 끝나지 않고 나중에 해당 국가 환자들을 한국으로 유인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며 "연수 받은 의사가 현지에 가서 중한 환자 등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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