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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키프로스, 러시아·중국 품에 안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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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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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키프로스, 러시아·중국 품에 안기나
유럽과 비유럽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에 위치한 그리스가 5년째 지속된 경제위기와 맞물려 재총선 이후 서방과의 연결고리는 약화되고 러시아, 중국과의 유대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같은 유로존 국가이자 이웃국인 키프로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에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이 넘는 차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동지중해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오는 17일 그리스 재총선 결과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총선의 여파는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지정학적으로도 상당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경제 혼란 속에서 친러시아, 친중국 정치인 득세
이번 재선거에서 중도좌파 신민주당(ND)과 급진좌파연합(SYRIZA·시리자) 중 어느쪽이 집권한다고 해도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국과 그리스의 관계가 우려된다고 FT는 전했다. 양 정당 모두 러시아, 중국과의 협력 증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스가 서방에 위치해 있다고 확고하게 믿고 있는 그리스 정치인마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 집권 정당 사회당의 한 측근은 "그리스가 경제 위기에 더해 미국을 포함해 기존 협력국을 무시하고 러시아, 중국과 시시덕거린다고 생각해보라"며 그리스의 동진(東進)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리스의 경제 사정이 절망적인 나락으로 빠져들면서 그리스의 동진은 현실성 있는 전망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그리스 외교 전통 속에 머물러 있다 위기 상황에서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민족주의와 좌파 급진주의 역시 이를 충동질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 대표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흠모하며 2009년엔 실제 베네수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차베스는 석유 저장시설을 외교 도구로 사용하는데 수완을 보여왔기 때문에 치프라스 역시 집권시 이 정책 방향을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지난 1월 모스코바를 방문해 정교(orthodox christian)에 속하는 그리스와 러시아의 문화적 결속을 강조했다. 더욱이 그리스 수입 가스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에서 들어온다. 또 지난해에 러시아는, 인구 70~80%가 그리스계인 키프로스에 25억유로의 차관을 저리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선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가혹한 긴축을 요구했던 유럽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반발이 강화돼 정치인들이 친서방 노선을 적극적으로 펴기도 힘든 모양새다.

그리스 청년들은 자국의 유럽 정체성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지만 현재 절반은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장년층의 경우, 1967~1974년 집권했던 군부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떠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1974년 터키가 키프로스를 침공했을 때 나토가 이를 방관했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 그리스 피레우스항
↑ 그리스 피레우스항
◇露·中, 막대한 자금력으로 그리스 자산 눈독
친러시아 정치인의 득세 속에서 그리스가 자금난을 해소 차원에서 국가 자산을 대거 매물로 내놓으면 러시아와 중국은 영향력을 급속도로 제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 회원국이면서, 유럽의 관문에 위치해 있는 그리스의 자산을 대거 매입하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 측면에서 유럽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국영 해운업체인 코스코는 2009년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의 컨테이너터미널에 대한 35년 기한의 운영권을 50억달러에 확보했다.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 가즈프럼은 민영화가 진행중인 그리스 가스사업자인 데파, 가스계량기 사업자인 데스파의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FT 기고에서 "빚에 쪼들린 그리스 정부가 러시아 해군이 피레우스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지 말란 법도 없다"고 우려했다. 즉, 나토 회원국의 반대 등으로 현재까진 군사적 파장이 큰 계약이 맺어지지 않고 있지만 반서방 성향의 정부가 등장하면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그리스 이웃나라인 키프로스는 러시아로부터 지난해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올해도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키프로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키프로스는 마감 기한이 이달 말인 은행 재자본화를 위해 러시아에 양자대출을 요청해 놓았으며 이 계획이 무산되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전날 키프로스 현지 일간지는 그리스 금융부붐에 대한 의존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키프로스가 러시아에 50억유로의 차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키프로스는 지난해엔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25억유로를 이미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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