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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생’ 변곡점 맞을 노림수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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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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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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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CEO In & Out/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엔씨소프트 차트
의문투성이다. 주인공이 함구하는 사이 의문의 꼬리가 갖가지 루머를 양산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지형을 바꿀 빅딜이기에 증권가와 관련업계, 게임마니아들의 이목이 온통 8045억원의 향방에 쏠려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932,000원 상승1000 0.1%) 대표이사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연일 찍을 만큼 세간의 관심이 높다.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지분을 넥슨에 팔아넘긴 게임업계 ‘빅 이슈’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천문학적인 액수만큼이나 석연찮은 매도 배경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내 벤처사업가 1세대로서 과연 그가 선택한 기착지와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글로벌 마케팅-개발력 최적 조합?

맨손으로 1조원대 주식부호의 자리에 오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CEO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창업자로서 ‘1조 클럽’ 일원이 되도록 해준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지분(24.69%) 가운데 14.7%를 지난 6월8일 넥슨 일본법인에 매도한 것이다. 지분을 인수한 넥슨은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했고, 김 대표는 CEO 자리를 유지한 채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이번 거래는 외형적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세계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협업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등으로 독보적인 개발력을 과시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캐주얼 온라인 게임에서 사업수완을 발휘한 넥슨의 결합은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넥슨은 두 게임업체가 힘을 합쳐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일본에서 약한 엔씨소프트의 차기 게임들이 넥슨 일본법인을 통해 글로벌 협력체제를 갖춰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택진 대표도 “엔씨와 넥슨, 서로의 장점이 어우러져 두 회사가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입장을 종합하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활로를 넓히기 위해 대표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최적의 조합을 이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진_머니투데이

◆매매시점·방식 등 풀리지 않는 의문들

지분 매각 이후 김 대표는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꿈은 변치 않는다. 그러한 길을 걸어가는데 함께 할 친구 같은 회사가 생긴 것”이라며 갑작스런 소식에 술렁이는 사내 분위기를 다독였다.

하지만 예고에 없던 지분 양도는 게임업계에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이번 김 대표의 ‘선택’ 배경이 석연치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과 엔씨가 손잡은 이번 거래는 여러모로 이해하기 어려운 협력”이라며 “김택진 대표가 이후 드러낼 행보를 봐야 진짜 의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선 지분매매 방식에 의혹의 시선이 따른다. 오너의 지분매각은 대부분 악재로 작용하는데도 매매를 통해 급박하게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금 유보율이 높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도 챙기지 않고 시가보다 낮은 주당 25만원에 팔아넘길 다급한 사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면 주식 교환 등의 방법이 열려있는데도 김 대표가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점에서 납득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도 시점도 의아스럽게 여겨진다.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을 들인 ‘블레이드앤소울’의 6월21일 공개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매각을 결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대표는 6월18일로 예정됐던 제작발표회마저 취소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회심의 게임대작 출시 2주 전에 최대주주가 지분을 판 것을 두고 일각에선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마저 내놓는다.

◆잠행 접고 돌파구 제시할 듯

그렇다면 김 대표가 전격적으로 지분매도를 선택해 현금을 확보한 본심은 뭘까. 부동산 투자, 정계 진출,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 프로야구구단 운영 집중, 벤처캐피탈 설립 등의 설이 소문으로 돌았지만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 대표가 넥슨의 지분을 교차로 매입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싸게 매각한 것도 넥슨의 지주회사 NXC나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김정주 대표와 협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최근 IT분야의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는 모바일 사업에 재투자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는 PC 기반의 MMORPG 시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대표는 향후 기존 게임들이 모바일 환경으로 들어가는 만큼 거기에 초점을 맞춰 엔씨소프트도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콘솔이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엔씨소프트의 게임이 구동되고 어떤 장소에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주목한 미래 게임산업의 지향점이다.

여기에는 김 대표의 도전정신이 덧씌워진다. 한글과컴퓨터, 현대전자 등을 떠나 PC방을 다니며 리니지라는 다중접속 게임의 열풍을 일으킨 저력을 살린다면 한국 게임산업 부흥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 수 있다.

김 대표가 현재의 ‘잠행’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측이 소문을 타고 와전될 경우 김 대표나 엔씨소프트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엔 지난해 실적하락 이후로 불거졌던 구조조정 소문이 최근 김 대표의 지분매각을 계기로 다시 돌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베일에 싸였던 8045억원이 김 대표의 입을 통해 조만간 그 용처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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