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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9조 달러' 지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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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이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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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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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만리장성을 넘는 한국기업①-1]세계의 생산기지에서 소비기지로

중국 '19조 달러' 지갑이 열린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땅'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5세대 지도부를 맞는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생산'이 아닌 '소비'를 무기로 전세계의 패권을 거머쥐었듯 중국도 소비력을 무기로 '대국굴기'(大國堀起)를 꿈꾸고 있다.

1년에 무려 2000만명이 결혼해 신혼부부가 되고, 1300만명이 농촌에서 도시로 옮겨오며 600만명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약 19조달러로, 미국(18조달러)을 추월할 전망이다. 수년내 광둥성 1개 성의 GDP가 1조달러를 돌파하며 한국을 넘어선다.

◇ 깨어나는 대륙의 소비시장

"약 6년 전에는 베이징 시내 스타벅스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4년쯤 지난 뒤에는 그 스타벅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가 됐다" 최근 베이징에서 돌아온 한 유학생의 말이다. 중국인들의 소비행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정부의 최대 목표 가운데 하나가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이다. 소강사회는 조화로운 사회, 풍요로운 생활을 말한다. 지역별·소득별 격차를 줄이고 생활수준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수출 중심의 해안지역 대신 중부지역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중부굴기'(中部屈起) 정책을 발표한 것은 내수 소비 확대 정책을 전제로 한 것이다.

오는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될 예정인 5세대 지도부는 소비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내수부양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차기 지도부의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는 최근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10월 시진핑, 리커창 등의 차기 지도부가 확정되고 12월 중국 경제 공작회의를 거친 뒤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내수 부양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 할인 혜택을 확대하며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나선 것이 내수 부양 정책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하한선을 기준금리의 70%로 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15% 이내로 제한돼 있던 우대금리 할인율을 2배인 30%로 확대한 셈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충분한 재정 등 중국 정부가 갖고 있는 각종 재정·금융 정책수단들을 고려할 때 중국은 상반기 7%대 성장을 하더라도 연간 전체로는 8.2% 안팎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황제의 귀환은 필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것은 역사적으로 당연한 결과다. 경제사 학자들에 따르면 아편전쟁(1840년) 이후 지난 170여년을 제외하고 중국은 유사 이래 부동의 세계 1위 경제대국이었다. 기원후 10세기 이후 이때까지 전세계에서 GDP 비중이 2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막대한 인구와 광활한 영토, 조기에 확립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 때문이다.

아편전쟁 직전인 지난 1820년 청나라의 GDP는 전세계의 무려 30% 이상을 차지했다. 이미 산업혁명을 이룬 영국도 전세계 GDP 비중이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편전쟁 이후 아편 수입 등으로 대중 무역수자 적자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국부는 빠르게 유출됐다. 결국 청나라의 몰락과 공산당 집권 등으로 이어지면서 1950년 중국의 GDP 비중은 5%로 떨어졌다. 그랬던 중국이 다시 예전의 지위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인 셈이다.

세계은행(WB)은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의 전세계 GDP 비중이 2025년 25%에 달하고, 203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놨다. 반면 미국의 GDP 비중은 2035년 1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2025년에는 중국이 예전 송나라 시대의 경제적 위상을 회복하게 되는 셈"이라며 "2035년에는 청나라 당시의 전세계 GDP 비중을 회복되면서 확고한 '세계 경제의 지배자'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은 제조? 이제 소비를 봐라"

중국 텐진에서 물류사업 등을 하고 있는 송진걸 파이오니어 대표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잘 나가면 당국과 언론의 견제를 받기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는 말들을 하는데, 이는 중국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당국과 언론의 견제는 중국 기업들도 똑같이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중국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중국에 녹아들어간 기업들은 성공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인 이랜드, 오리온, 파리바게뜨, 락앤락 등은 중국을 충분히 공부하고 현지화, 고급화 등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덕분에 중국 현지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중국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정보기술(IT) 산업, 바이오 산업,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 등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중국 내에서 식품위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만큼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유기농 식품 시장 등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수세식 화장실, 세차장 등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했다. 중국이 물부족 국가임을 고려해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수세식 변기나 세차기계 등을 들여올 경우 정부 당국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송 대표는 조언했다.

송 대표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저임금의 이점만 누리다 임금상승과 함께 실패하고 돌아갔다"면서 "이제는 중국을 제조기지가 아니라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보고 그 잠재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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