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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으로 中 울린 辛라면, 경영교과서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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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중국)=장시복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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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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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을 넘는 한국기업] (2) 농심- 어설픈 현지화 대신 '우리맛'으로 승부

'매운맛'으로 中 울린 辛라면, 경영교과서 다시 썼다
지난 14일 기자가 방문한 농심 (291,000원 상승500 -0.2%) 상하이 금산공장에 관복을 입은 지방 상품검사국(중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 및 기술감독국 공무원들이 들어섰다.

일순간 긴장감이 돌았다. 그런데 이들이 공장을 찾은 것은 '단속' 목적이 아니었다. 인근 공업단지 내에서 식품 위생 관리가 가장 뛰어난 현장을 배우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인근 공단의 30여 수출업체 대표와 현지 취재진까지 총 60여명이 쉴틈없이 돌아가는 4개 생산라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품질 관리 노하우를 살펴봤다. 상해 상검국 책임자인 엽지평 처장은 "식품 기업으로 이렇게 관리가 잘된 기업을 처음 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중국 내에서 농심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국 식품 당국이 자국 기업이 아닌 외국계 업체를 우수 기업으로 떠받드는 사례는 흔치 않아서다.

◇中 라면업계 유일 공인 위생업체, 고급화 명분

실제 농심은 중국 라면업계에서 유일하게 제약 수준의 위생관리인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중국 라면 시장 점유율 56%의 대만계 강사부(康師傅·캉스푸)도 쉽게 얻어내지 못한 성과다. 안명식 금산공장 상무는 "생산 현장에 CCTV 8개를 설치해 중국 식품 당국에 실시간 전송할 정도로 품질에 자신감이 있다"며 "이런 노력으로 별도의 인증 표기 의무를 면제 받고 있다"고 했다.
상하이 로터스 매장에 진열된 신라면
상하이 로터스 매장에 진열된 신라면

이같은 높은 위생수준은 고급화 전략을 통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최근에는 중국 소비자들이 식품 위생에 대해 민감해하는 기류와 맞물리며 더욱힘이 실리고 있다.'지난해 농심 중국 법인의 매출은 전년대비 9% 성장한 9255만 달러를 달성했다. 다른 경쟁 라면 업체들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과 대비된다.

같은 날 방문한 상하이 대형마트 로터스(LOTUS) 매장에도 이같은 기류를 느낄 수 없었다. 시장 규모 100억 달러의 세계 최대 라면소비대국 명성에 맞게 각양각색의 라면이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라면 골리앗' 강사부가 물량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신라면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신라면은 3.5 위안으로 중국 제품보다 2~3배 비싸지만 꾸준히 소비자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 매장에서 신라면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로터스의 라면 바이어 유매씨는 "농심 신라면의 강점은 맛이 특화돼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에선 접해보지 못한 '한국의 매운맛'을 다른 업체에서 흉내 내지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에 특히 민감한 고소득 화이트칼라층과 청년층에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중국에서 식품 안전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며 농심 신라면의 우수한 품질이 주목받고 있다"며 "계속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게 맞는 방향" 이라고 말했다. 기존 신라면 보다 상위 브랜드인 '신라면 블랙'과 용기면 '블랙신컵'까지 올해 중국에서 본격 생산되면 고가(高價) 라면 시장을 농심이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매운맛 그대로' 신춘호 회장의 뚝심

이렇게 신라면이 중국에서 '한국의 매운 맛'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은 신춘호 회장의 고집과 자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흔히 국내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화가 성공비결로 숭상되고 있지만 신 회장은 그같은 통념과 반대로 '우리 맛 그대로' 전략으로 정면돌파했다.

"코카콜라 하면 세계 어디를 가든 떠올리는 맛이 있다. 신라면도 어디서든 떠오르는 통일된 맛을 보이자. 다른 생각 말고 신라면 브랜드로, 한국의 맛으로 승부를 걸어보자." 1996년 농심이 상해에 공장을 열면서 본격 진출할 당시 신 회장이 주재원들에게 강조한 얘기다. 현지 제품을 어설프게 따라하기 보단 중국에 한국의 면(麵) 문화를 제대로 심어보자는 전략이었다.

앞서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 당시 미소라멘·쇼유라멘 등의 현지화 제품을 내놨다가 '이도저도 아닌' 맛으로 실패했던 경험이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물론 처음에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신라면이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국물 맛이나 면발 식감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인들은 라면을 '끓여먹는 것'이 아닌 '물로 부어먹는 것'이라고 인식했었다.

장고 끝에 "만리장성을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모택동 중국 전 수석의 명언을 패러디한 "매운 맛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카피를 내보냈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면서 신라면이 유명세를 탄 것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고급 이미지까지 더해져 호기심 수요로 구입했던 이들이 재구매를 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매출이 신장했다. 맛 뿐 아니라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마케팅 전략까지 현지에 이식한 셈이다.

여기에 대형마트 현장에서 주말마다 시식행사를 열고, '농심 신라면배 세계 바둑 최강전'을 후원해 중국 전역에 방송을 타면서 인지도도 높아졌다.

◇중소도시 진출 워밍업 제품 유통 면에서는 상하이·선양(심양)·베이징 등 고소득층이 밀집해있는 대도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마케팅을 집중했다. 대도시에서 먼저 유행을 만들고 그것을 지방도시로 잇겠다는 물결효과(ripple effect) 전략이다.

10년 가까이 걸려 대도시에서 안착하는데 성공시켰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소도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해 농심은 중국 사업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47% 증가한 1억3600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 중국법인 관계자는 "대도시 고소득층 밀집지역 대형마트에선 신라면 점유율이 20% 넘게 차지하지만 아직 외곽 지방에선 판매가 적어 중국 전체적으론 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대도시 위주의 시장 개척 전략에서 사천성·사천성 등 2·3급 중소도시로까지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산·물류망eh 꾸준히 갖춰가고 있다. 금산공장 뿐 아니라 칭다오와 선양에도 각각 공장을 세워 '일괄 생산체제'를 갖췄다. 칭다오 공장은 스프를 전문으로 제조하고 있으며, 중국 내 최대 공장인 선양 공장은 연간 라면 3억개, 스낵 1억개를 생산해 중국 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상하이는 4명의 전문 연구원을 둬 시장 흐름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농심 상하이 진산공장 전경
농심 상하이 진산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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