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또 앙꼬없는 찐빵? "강력한 조치 나와야"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위기 대응책을 포함해 세계 경제 회복과 금융체제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특히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안 이행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제 1당을 차지하면서 G20 정상들이 유로존 위기 해법으로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로존 위기의 당사자들이 모이는 만큼 일부에선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 확충 등 회의 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IMF 추가 출연에 반대하는 미국은 "G20에 큰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유럽에 공을 넘겼다. 중국도 추가 부양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한 발 물러선 입장이다.

이번 G20 회의 역시 별다른 성과 없이 싱겁게 끝날 공산이 큰 셈이다. 이 때문에 세계은행과 IMF 등은 "G20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 "IMF 재원확충 가능" '글쎄…'= G20 정상 회담을 주관하는 멕시코는 "IMF의 위기관리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 이번 회동의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G20은 지난 4월 워싱턴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동에서 유로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IMF 재원을 최소한 4300억 달러 늘리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4월 워싱턴 합의 때보다 (금액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이 문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 재원확충 문제는 G20 내에서 IMF 지분이 많은 8개국의 입장에 따라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가 IMF 추가 재원 출연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인 데다 브라질과 중국, 러시아 등도 동참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칼데론 대통령이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보다는 다음달 1일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인 발언을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美-中 시큰둥 "유럽 스스로 해결해야" = 미국의 태도를 보면 G20 회의 결과가 '뻔할 것'이란 답이 더 명백해진다. 백악관이 17일 "G20 정상회담에서 유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플루프 백악관 선임 고문은 이날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그 누구도 (G20 회동에서) 확고한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보다 실질적 진전은 오는 28~29일의 유럽연합(EU) 정상 회담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 회동에서 "(시장의) 신뢰가 더 회복되고 진전도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도 간접적으로 '세계 경제 엔진' 역할에서 한 발 물러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주말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거시경제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4조 위안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G20에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제는 중국의 추가 부양을 통한 성장에 기대선 안 된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G20 회의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 G20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만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멕시코 현지 언론인 '레포르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유럽의 재정위기를 "보편적인 관심사"로 규정하면서 "각각 다른 환경에 처한 G20 국가들이 서로 윈-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요구나 대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 "G20, 단기적 조치에서 벗어나야"= G20 회의가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자 세계은행(WB)은 "선진국들이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지금까지 단기적인 조치에 의존해온 데서 벗어나 성장을 촉진하고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다 깊이 있는 '강화된 G20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G20은 금융위기 이후 단기적인 정책 대응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물론 위기 상황에선 이런 조치가 우선돼야 하지만 단기적인 안정화는 시간을 버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구조적인 조치가 수반되지 않으면 튼튼한 성장은 달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지난 주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유로존 국가들이 선택할 안이 많지 않다"며 "그들은 빨리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이날 로스카보스 기자회견에서 "G20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는 18일 오후 3시 쯤 식전 행사와 함께 공식 개막된다. 19일 오후에는 G20 정상들이 합의를 담은 '로스카보스' 선언을 발표하며 G20 회의가 폐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