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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택시기사의 애환 "울며 겨자먹기로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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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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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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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택시 오는 20일 전면 운행 중단…LPG 가격 안정화, 요금 현실화 요구

50대 택시기사의 애환 "울며 겨자먹기로 운행"
택시 기사 박모씨(58)의 표정은 어두웠다. 박씨는 운전대 옆에 놓인 시계를 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식사도 제대로 못 하며 택시를 몰았지만 사납금을 채우지 못한 까닭이다.

19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박씨는 "요즘처럼 택시 운전하기 힘든 때가 없다"며 "열악하기로 따지면 시장 노점상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사업을 접은 뒤 택시를 몰기 시작했다. 올해로 법인택시에서 근무한지 15년째. 박씨에 따르면 약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택시업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박씨는 "사납금도 채우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날이 대부분"이라며 "매일 손해를 보면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택시를 몰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가 이날 오전7시부터 약 7시간 동안 택시를 운행해 번 돈은 6만6400원. 오후 3시쯤 회사에 내야하는 사납금인 10만9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사납금을 못 채우면 차액만큼 박씨의 월급이 깎인다. 결국 박씨에게 남는 돈은 월 150만원 정도다.

특히 이날처럼 오전 근무를 서는 날이면 박씨의 고민은 깊어진다. 박씨는 "10년 전에 비해 평일 낮 승객이 절반 정도 줄었다"며 "빈 차를 가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빈 손으로 회사에 들어가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오르는 LPG가스 가격도 박씨에게 골칫덩어리다. 회사에서 정씨에게 매달 제공하는 LPG가스는 총 25리터. 약 150㎞를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회사 공급량만으로는 사납금 채우기도 벅차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박씨는 "결국 사비를 털어 매월 30~40만원씩 추가로 LPG가스를 주입한다"며 "이 상황에서 LPG가스 가격이 계속 오르니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서 네 식구가 먹고 살기 위해서 200만원은 필요한데 택시기사를 하면서 200만원을 벌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자녀 2명 대학교육 시킬 때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가며 겨우 먹고 살았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오는 20일 전국 택시운행 전면 중단에 동참할 계획이다. 이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 개인택시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택시운행을 중단하고 서울 서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를 개최한다.

주요 요구사항은 △택시재정지원 법제화 △LPG 가격 안정화 △택시연료지원 다양화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감차에 따른 보상 등이다.

박씨는 "운행중단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택시업계 환경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이대로 간다면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이번 운행중단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택시요금이 오를 경우 법인택시 기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택시요금이 오른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납금도 오른다면 법인택시 기사들만 힘들어진다"며 "사납금 동결도 이뤄진다는 조건 하에 택시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법인택시 회사들은 사납금부터 LPG가스 추가비용까지 기사들에게 맡긴 채 별다른 개선 움직임이 없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 요구 움직임도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부족한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시내를 돌아다닐 생각이다. 박씨는 "내가 언제까지 택시를 몰고 다닐지 모르겠지만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만 환경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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