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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경제민주화 세대교체…시민단체 출신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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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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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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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출신 초선의원들 '대기업개혁' 입법 주도…재계 반발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의 정치실험이 시작됐다. 주제는 '대기업 개혁'을 중심에 둔 경제민주화다. 시민단체에서 기업을 감시하고 견제해 온 이들이 이제 입법권을 쥐고 국회에서 기업과 관련된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의 세력 확대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경실련 출신 초선 의원 10여 명= 19대 국회에 시민단체 출신 초선 국회의원은 10여 명에 달한다. 김기식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과 박원석 통합진보당 의원은 과거 참여연대에서 함께 활동했다.

민주통합당 홍종학(경제정의실천연합), 이학영(한국YMCA), 남윤인순(한국여성단체연합), 진선미(환경운동연합), 최민희(민주언론시민연합), 박홍근(서울시민포럼), 윤관석(인천시민연대)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제남(녹색연합) 의원도 시민단체 경력을 바탕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이지만 시민사회 입장에서 정책제안(어드보커시) 활동을 많이 해 왔다는 점에서 시민단체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권 경제민주화 세대교체…시민단체 출신이 나선다

18대 때 시민단체 출신 초선 의원이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경실련)과 최영희 김상희 민주통합당 의원(여성민우회),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투기자본감시센터) 등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한 데 이어 국회에도 시민단체 출신의 세력화가 현실화한 것이다.

국회의원뿐이 아니다. 시민단체 출신들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도 다수 활동하면서 '정책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참여연대 출신이 김동철 김기식 임수경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실과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실에서 보좌관 등으로 일하고 있다.

◇금산분리 강화 등 경제민주화 법안 잇따라 발의 = 시민단체 출신들은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기식 의원은 지난 18일 현 정부 들어 대폭 완화된 금산분리 규정을 참여정부 수준으로 되돌리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9일에는 홍종학 최민희 박원석 의원이 '재벌 일감 몰아주기 근절 법안' 4개를 제출했다. 기업 지배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된 법안이다.

여기에 △홍종학 의원이 '약탈적 대출'을 막기 위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김제남 의원이 삼성에버랜드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게 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송호창 의원은 증권집단소송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을 각각 준비 중이다. 박원석 의원은 대기업과 소득 상위자에 대한 증세를 위한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법안 외에 기업 비리, 불공정거래 활동 감시 분야에서도 이들은 힘을 쏟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을 역임한 송호창 의원은 민주통합당 저축은행 비리 조사특위 간사를 맡고 있다. 4대강 사업 건설사 입찰 담합과 관련한 공정위 조사 과정에도 야당을 대표해 참관했다. 송 의원은 "국회 역할 중에 입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감독과 감시"라며 "시민사회에서 정부와 국회, 기업 활동을 감시하고 견제, 비판해왔던 것을 그대로 국회의원이 돼서 하고 있지만 지금이 힘은 더 있다"고 말했다.

◇당론에 구애받지 않아…정당 초월한 '세력화' 시도 =18대 국회에서는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으로 대표되는 관료 출신,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운동권 출신, 정동영 천정배 전 최고위원 등 진보 성향 의원들이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주도했다면 19대 국회에서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시민단체라는 공통 배경을 갖고 있는 이들은 당론에 구애를 받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도 특색이다. 최근 통합진보당에서 대표적 경제 공약인 '재벌해체'에 대한 재검토 논의가 벌어진 배경에도 박원석 김제남 등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박원석 의원은 "'재벌해체'는 우리의 가치를 드러낸 것일 뿐 10대 재벌을 해체해 300개 전문 기업으로 만든다는 정책은 투박하고 실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시민단체 출신 의원 10여 명은 연구단체 '시민정치연구포럼'을 결성하고 정당을 초월한 '한목소리 내기'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시민단체의 다양한 전문가 풀을 활용하고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조희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민생, 복지, 경제민주화 같은 의제들이 더 많이 다뤄져야 하고, 그런 활동을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과도한 '규제강화' 움직임에 우려 표시= 기업 입장에서는 시민단체 활동 과정에서 자주 부딪혀 온 이들이 입법권을 쥐게 된 상황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경제민주화'를 빌미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놓을 경우 경제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에 처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선 것도 시민단체 출신들의 역할이 커진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장은 "야당으로 간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은 '평등' 지향적 성향이 강한데, '성장' 개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제민주화'라는 말로 포장은 했지만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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