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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弗 수르길프로젝트 '금융 실크로드'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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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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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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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금융강국코리아]<8>자원의 보고 우즈베키스탄<하>

[편집자주] 금융에서는 왜 세계 1등이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강국코리아'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머니투데이는 금융의 경쟁력을 높여 강한 한국으로 키우자는 '금융강국코리아' 기획을 2003년부터 해왔습니다. 머니투데이는 직접 해외 금융현장을 누비며 현지의 눈으로 보고 방안을 모색하려 합니다. 특히 올해는 금융산업의 핵심인 '인재양성'의 현 주소와 과제를 집중적으로 살피고자 합니다.
적갈색머리에 날렵한 콧날, 쾌활하고 낙천적 성격. 그리스지에나(여,34)는 그리스계 우즈베키스탄 사람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때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건너왔다. 구소련 시절, 1930년대 스탈린이 자행한 소수민족 강제이주의 희생양이었다.

그리스지에나는 한국말을 못하는 고려인 3~4세들과 달리 그리스어도 유창하다. 그리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부모 세대부터 타슈켄트에서 나고 자란 우즈베키스탄 사람이다.

흥미로운 건 그리스지에나는 한국어에도 능통하다. 한국인을 상대로 유적지 역사 가이드를 할 정도다. 스스로 "그리스인이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로 가이드 하는 게 생각할수록 웃기다"고 말한다.

이런 '기현상'은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의 영향도 있지만 우즈베키스탄 특유의 교육열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스지에나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러시아 유학을 다녀왔고 그리스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우즈벡어 등 5개 국어를 한다.

"우즈베키스탄에는 120개 민족들이 살고 있는 만큼 이 나라 사람들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식사랑'과 '교육열'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스지에나를 비롯해 적지 않은 현지인들로부터 들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특징이다.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티무르제국 유적.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티무르제국 유적.

◇우즈벡 최대 아동병원과 전자도서관, 수은과 함께…

어떤 나라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에 금융을 제공하고 이를 발판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 수출입은행이 맡고 있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업무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사업도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4월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EDCF 정책협의 때 아지모프 우즈베키스탄 경제 부총리는 양국 수교 2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기념비적 사업을 2개 제안했다.

아동병원과 전자도서관 건립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아이사랑과 교육열망이 잘 드러난다.

아동병원 건립사업은 국제 수준의 최첨단 종합 아동병원(250병상 규모)을 세우는 일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현재 한국의 대형병원에 해당하는 아동병원이 단 한개도 없다. 수출입은행은 병원건축과 의료기자재에 필요한 자금 1억1000만 달러를 요청받았다.

전자도서관 신축은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각종 자료들을 분류, 번역한 후 전산화해 일종의 도서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사업이다. 1220만 달러(총 사업비의 27.6%)를 수출입은행에 요청해왔다.
↑ 이호영 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
↑ 이호영 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

이호영 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은 "곧 사업타당성 검토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EDCF는 물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 금융기구 지원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입찰정보 제공, 입찰보증과 같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출입은행은 고등교육부 직업교육개발사업, 초중등교육부 교육정보화사업, 보건부 심장수술센터 사업 등을 승인해 집행 중이다. 현재까지 1억3200만 달러의 EDCF 자금을 승인했다. 각 사업들에는 삼성물산, KT, 동원시스템즈와 같은 우리 기업들이 입찰을 따냈다.

또 수출입은행은 전대자금 운용 등 여신업무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전대자금 대출이란 전대은행에 설정한 신용한도를 활용해, 한국산 물품을 수입하고자 하는 현지 수입자에게 전대은행이 수입결제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상품이다. 즉 우즈베키스탄 은행에 돈을 빌려줘서 한국 수출기업으로부터 물건을 사려는 현지 기업들이 자국 은행에서 결제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대자금 대출을 활용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수출품을 선적 후 대금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는다. 수출입은행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용한도를 설정한 우즈베키스탄 은행을 통해 현지 수입업자로부터 대금을 회수한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고 우즈베키스탄 기업들은 수입대금을 쉽게 빌릴 수 있어 양국 간 무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현지 최대 국영은행인 NBU, 아사카(Asaka) 은행 등과 총 3억 달러 규모의 신용한도 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자동차·부품 회사 지원 전문은행인 Asaka 은행에 대한 전대자금 한도를 3000만 달러 증액했다.

◇수은의 역작, 40억불 '수르길 프로젝트'

수출입은행이 나서 성사시킨 사업으로는 '수르길 프로젝트'가 단연 돋보인다. 우즈베키스탄 아랄해 남쪽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하고 석유화학공장을 짓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40억 달러의 초대형 사업이다.

호남석유화학, 가스공사, STX에너지 등 한국컨소시엄과 우즈벡 석유가스공사가 절반씩 지분 참여해 공동 개발한다. 합작 프로젝트 회사는 '우즈-코 가스 케미컬'.

수출입은행은 지난 3월 이 사업에 직접대출 7억 달러, 채무보증 3억 달러 등 모두 10억 달러의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여신을 승인했다.
↑ 우리 금융·기업인들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한·우즈벡 합작 프로젝트 회사 사무실에서 수르길 프로젝트 사업지도를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호영 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 강을구 우즈-코 가스 케미컬 사장, 김길태 우즈-코 가스 케미컬 부사장.
↑ 우리 금융·기업인들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한·우즈벡 합작 프로젝트 회사 사무실에서 수르길 프로젝트 사업지도를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호영 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 강을구 우즈-코 가스 케미컬 사장, 김길태 우즈-코 가스 케미컬 부사장.

수르길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큰 기회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에는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EPC계약(설계, 구매, 시공)을 맺었고 가스공사와 호남석유화학이 프로젝트 운영을 맡는 등 모든 분야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한다. 공사를 위해 GS건설 등 우리 플랜트 기업들이 따낸 수주액만 이미 21억 달러다.

강을구 우즈-코 가스 케미컬 사장은 "수출입은행의 적극적 지지로 중앙아시아 최초의 PF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 지역 최대 공장이자 한국 기술을 수출해 해외에서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첫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오는 2015년9월 말 완공될 가스전과 석유화학플랜트는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2016년부터 상업적 생산을 시작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을 연간 50만톤 가까이 생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 전문인력 위해, '환경심사' 부문 키운다

이 같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은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 환경심사 부문에 특히 신경을 쓴다.

환경 심사는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돈을 대는 은행이 사업주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돼 있는 국가의 수출보증기관(ECA)들은 2003년부터 이런 환경 심사를 의무화했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형 해외 사업이 주로 발전소, 자원개발 프로젝트인데다 환경오염의 위험이 높은 개발도상국에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어 환경이슈에 민감하다.

물론 아직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환경심사 분야는 생소하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환경·사회영향 평가 부문의 선구자를 자처하고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기술심의실을 설치해 전문 환경심사조직을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6명이 환경·사회영향 심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총 40건의 환경심사를 진행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환경 영향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해지면서 환경 심사에 더욱 비중이 실리고 있다"며 "환경 문제가 걸리면 자칫 해외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평판을 위해서라도 환경 심사 인력 양성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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