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부동산 활성화 대책, '소문난 잔치'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 위해 가진 당정 협의는 싱겁게 마무리됐다. 당초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취득세 감면 △보금자리주택의 임대주택 전면 공급 등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부담금 2년간 부과 유예 등 단 2가지 대책만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나왔다. 국토해양부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폐지도 여당에 제안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대선을 앞둔 가운데 자칫 '부자 감세'란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측면에 부담을 느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국토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를 위해 국회의 법 개정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에서도 반론이 일어날 만큼 내부 호응마저 떨어진 점도 당정 협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는 것이다. 주택투기 방지와 불로 소득 환수를 위해 참여정부 때인 2004년 도입됐으나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작용을 올해말까지 유예해 왔다.

국토부가 여당에 협조를 제시한 재건축 부담금 2년간 부과 중지 방안은 합의됐다. 주택시장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재건축 시장의 현실을 반영, 한시적으로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새누리당도 텃밭인 강남 등 재건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정 협의는 법 개정 사안이여서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부담금 한시 유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국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밖에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취득세 감면 등에 대해선 중립적 의견을 제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DTI 완화는 가계부채를 키울 수 있는 사안이란 점과 주택매수를 도울 수 있다는 양날의 칼이어서 중립 의견을 전했고 판단을 당에 맡겼다"며 "취득세 감면 역시 주택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을 설명했을 뿐 당에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세인 취득세를 50% 감면했으나 세수 부족에 따른 지자체의 반발로 연장하지 않고 지난해 말로 종료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취득세를 감면하면 부동산 거래가 늘어났고 지난해 말 일몰된 이후엔 감소세를 보였을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태에 있는 지방의 재정에 단기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부로서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보금자리주택의 일반분양을 없애고 모두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 부담으로 현실성이 떨어져 합의안에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이번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앞으로도 협의를 벌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