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년來 최대폭 하락, 무역1조弗 '빨간불'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 대외 교역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수출 부진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무역 1조 달러 이상 달성'이란 정부 목표도 불투명해졌다.


지식경제부는 7월 수출이 446억 달러, 수입은 41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 7월과 비교해 8.8% 줄었고, 수입도 5.5% 감소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한 무역수지는 27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은 2009년10월(8.5%↓)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줄었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 선박 분야를 비롯해 그동안 수출이 잘 됐던 품목들이 유럽 발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세계시장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계휴가와 기저효과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7월 누계 기준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 0.8%) 됐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총 교역은 6262억 달러로 지난해(6251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출 동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철강제품과 석유화학 등 중간재 수출이 수요 위축과 단가하락 등으로 둔화됐다.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등이 부진한 가운데, LCD와 일반기계 등 일부 품목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LCD 6.7%↑ △일반기계 3.5%↑ △자동차부품 1.9%↑ △반도체 1.2%↓ △자동차 5.3%↓ △선박 57.5%↓ 등을 기록했다.


수입은 내수 부진 등으로 수입 증가세가 확실히 꺾였다. 총 수입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원자재의 경우 도입물량 증가와 도입단가 상승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스를 제외한 주요 품목이 감소했다. 원유는 도입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입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월 기준으로 최소 도입액(80억3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자동차 부품 등이 감소했다. 소비재도 돼지고기, 플라스틱 제품 등 주요 품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품목별로는 △가스 28.5%↑ △원유 7.6%↓ △철강제품 15.4%↓ △반도체장비 31.4%↓ 등을 나타냈다.

지경부는 앞으로 주요국 상황과 수출 기업들의 체감경기 등을 감안할 때, 3분기 이후에도 수출의 급격한 개선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업종·지역별 수출 동향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을 위한 공공기관 및 민간지원 기관과의 대응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당분간 국내 수출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수출 회복세를 위해 각종 대책 마련은 물론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