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마늘진액·비타민·생수' 김두관 스타렉스엔…

통마늘진액, 비타민, 생수.

지난 17일 오후 1시 인천 로열호텔 앞. 김두관 민주통합당 경선후보(53)의 검은색 스타렉스 승합차에 오르니 김 후보의 필수품이 눈에 띄었다.


이날 바깥 기온은 33℃.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김 후보는 서울로 향하는 운전기사에게 "에어컨을 좀 세게 틀어 달라"고 부탁하고는 굵은 손가락으로 비타민 몇 알을 쪼개 물과 함께 삼켰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경선후보가 17일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요즘 밤 12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가요. 씻고 자면 새벽 1시도 되고 2시도 되고. 다음날 아침 조찬모임 때문에 6시에 나오고 하면 집사람(채정자 여사·51)하고 대화할 시간도 부족하죠."

1분1초를 쪼개가며 선거운동을 펼치는 김 후보를 이동 중에 어렵사리 만났다. 익히 알려진 대로 진솔함은 그의 매력 중 하나였다. 여태 몰랐던 김두관의 모습도 여럿 발견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내와 두 자녀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정치인 김두관은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 등 각종 선거에 11차례 도전했다. 그는 "사회운동이라는 게 고단한 일이고 그 가족들도 고생을 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상한 아빠를 기대했을 텐데 아빠로서 점수는 50점도 안될 것"이라며 "다행히 아이들은 건강하고, 생각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딸 서연(24)씨는 외국계 은행 한국지사에, 아들 도완(23)씨는 대학생이다.

아내에 대해선 "제가 원래 집에선 '밥 묵자, 자자'만 말한다는 경상도 스타일인데 요즘은 좀 바뀌었다"며 웃었다. 채 여사는 2010년 유방암 투병 중에 김 후보의 경남도지사 선거를 도왔을 정도로 김 후보의 든든한 후원군이다.

김 후보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올림픽 축구 한일전 승리를 기념해 번지점프를 감행했다. 남해군수 시절인 1996년, 벚꽃축제 홍보를 위해 남해대교에서 뛰어내린 뒤 16년만이다.

그는 "번지점프도 자기를 이기는 과정이더라"며 "대선후보로서 저의 상황도, 대한민국의 상황도 녹록치 않은데 (정치를) 온몸을 다 던져서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임성균 기자

지금껏 11차례 선거에서 현재 전적은 5승6패. 2008년 하동남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는 정치에 대한 허무함, 배신감도 진하게 느꼈다. 하지만 실패는 그를 더욱 단련시켰다.

그는 "그렇게 낙선도 하고 성장통을 앓으면서 발전하는 것"이라며 "강철이 용광로에 들어갔다 찬물에 식으면서 단련이 되는 것인데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마늘농사를 짓던 고졸 청년이 이장·군수를 시작으로 마침내 대통령에 도전했다. 이런 경력은 드라마틱하긴 해도 선망의 대상이 되긴 어려울 수 있다.

김 후보는 "이장 했던 사람이 무슨 대통령이냐 하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제가 벗을 수 없는 것(경력)이라면 그런 지적조차 장점으로 바꿔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처럼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롭고 매번 개혁을 성공시킨 정치인은 드물 것"이라며 "군수 시절 장묘 문화 혁신, 행정자치부 장관 때 주민투표제 도입, 경남지사 때 공동 지방정부 운영 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건장한 체구에 소주 두 병쯤 거뜬히 마시는 그의 애창곡은 故 김현식의 '사랑했어요'. 그는 "금영 노래방 기계에선 1195번"이라며 슬며시 웃었다. 노래 한 소절을 청할까 했지만 차량은 어느새 목적지인 영등포 민주당사에 도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