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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블랙홀 자문형랩, 투자상품 수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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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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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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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재테크 강남스타일/ 강남부자들 몰렸던 자문형랩

자문형랩어카운트는 자산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면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 상승과 맞물려 시중자금을 블랙홀처럼 무섭게 빨아들인 자문형랩은 당시 강남부자들에게 자산관리를 위해 반드시 가입해야 할 필수항목으로 여겨졌다.

자문형랩의 인기비결은 통상 50개 이상의 종목을 담는 펀드와 달리 10~20개 종목만 편입해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투자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자신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자문형랩에 열광한 이유다.

그러나 하늘을 찌를 듯하던 자문형랩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곤두박질치면서 자문형랩의 수익률은 급격하게 미끄러졌고 인기도 빠르게 식었다.



◆시중자금 블랙홀? 화이트홀!

불과 1년 만에 자문형랩의 지위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중자금을 빠르게 흡수했던 자문형랩은 중반부터 자금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랩어카운트 중 자문형 잔고는 2010년 4월 말 1조568억원에서 지난해 5월 말 9조1824억원으로 13개월 만에 7배 이상 급증했다.

자문형랩 잔고는 지난해 5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6월 말 현재 절반수준인 4조6409억원까지 줄었다. 대부분이 1억원 이상 가입했던 삼성증권의 랩어카운트 잔고도 3조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축소됐다.

자문형랩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자문형랩에서 매주 50억~100억원가량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B증권사 지점장 역시 "강남지역 자산가들이 자문형랩에 관심을 끊은지 이미 오래됐고 요새는 자문형랩쪽으로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며 "자금이 빠지지만 않아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자문형랩의 추락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출렁인 시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현재 운용중인 자문형랩의 지난해 8월 이후 수익률은 업계 평균으로 -10~-20% 수준이다.

C증권사 랩운용 담당 임원은 "자문형랩은 자문사들이 상승장에서 '차화정'·'전차' 등 주도주에 베팅, 높은 수익을 내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소수종목 집중투자에 따른 위험관리 실패로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사이에서는 자문형랩에 대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 증권사는 몇달 전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인 브레인투자자문의 자문형랩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지적하는 내용의 분석보고서를 내부용으로 발간했다.

당시 보고서는 브레인의 자문형랩이 경쟁사 대비 항상 우수한 성과를 보였지만 지난해 하락기 손실이 과도해 절대수익률이 부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수조원의 자금을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해 적극적인 매매를 통한 리스크관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자문사의 랩도 리스크관리와 수익추구가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D증권사 임원은 "최근 1년간의 모습을 감안하면 증시가 상승장에 들어서도 자문형랩이 다시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자문형랩은 사실상 금융투자상품으로서의 수명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수익보다 위험관리 '주목'

자문형랩에서 빠져나온 돈은 연초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몰렸고 최근에는 해외채권 등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곳으로 이동 중이다. 자문형랩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증권사 랩어카운트에도 자금이 조금씩 흘러들고 있다.

대우증권의 자산배분형랩 '폴리원'은 연초 200억원에 불과했던 판매잔액이 최근 14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3.7%(8월27일 기준)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3.68%를 크게 웃돌았다. 폴리원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상승기일 때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투자하고 약세장일 때는 주식ETF를 매도하며 국고채ETF나 완매조건부채권(RP)으로만 운용된다.

올해 2월 말 출시된 미래에셋증권 '프리미어멀티랩'은 5개월만인 지난 7월 말 판매잔고가 5000억원을 넘어섰다. '프리미어멀티랩'은 주식과 채권, 국내외펀드를 비롯해 ELS, DLS, ETF 등 다양한 금융투자자산을 대상으로 운용된다.

한국투자증권 고배당주 랩 '아임유 랩-고배당주'도 코스피를 웃도는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아임유 랩-고배당주'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78%로 같은 기간 코스피(3.67%)보다 두배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아임유 랩-고배당주'는 고배당주 위주의 투자로 장기적인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고 계절성을 이용한 자산배분 전략으로 초과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고배당주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높은 배당수익률을 겨냥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

이밖에도 증권사들은 잇따라 랩 상품을 선보이면서 자금몰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ETF를 활용한 자산관리형 랩 상품인 '하나액티브ETF적립식랩'을 내놨고 미래에셋증권은 '시중금리+알파' 수익을 목표로하는 '세이프 플러스(Safe Plus) 랩어카운트', 현대증권은 ELS 혼합상품인 'QnA 갤러리·블루플랜 ELS 혼합형 랩'을 각각 출시했다.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 지금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전보다 기대수익이 조금 낮더라도 위험관리과 수익 안정성이 강화된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면 고위험·고수익상품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자문형랩처럼 소수종목 집중투자로 위험관리가 어려운 유형으로 밀려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식비중이 낮거나 인버스 ETF 등을 활용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10~20%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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