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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열화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 진로교육해야죠" 최보선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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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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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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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열화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 진로교육해야죠" 최보선 교육의원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된 사회. 그만큼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최보선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의원(52)은 “문제의 본질은 대학서열화”라고 단언했다.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는 의무교육기간에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도 공부방법론을 깨닫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실은 어떤가.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건동홍국숭세단…’으로 이어지는 대학 족보 속에서 사교육이 판을 치면서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받아먹는 것에만 익숙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큰 틀을 바꾸지 않고 교육감이나 교육의원이 ‘학원 다니지 말라’고 학부모들에게 외친다? “그걸 누가 듣느냐”는 것이 최 의원의 일갈이다.

●다중지능검사를 통해 진로 지도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자기주도학습을 위해선 학습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학생에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꿈을 설계해주기 위한 진로 지도의 실태는 어떨까. 최 의원은 “지금은 진로 지도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른바 진로 지도라고 하는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이 하고 있는데 배치표를 보고 ‘네 성적이면 어느 대학쯤 가겠다’고 하는 것이 전부다. “이게 무슨 진로 지도냐”는 것이 그의 탄식이다.

그래서 최 의원은 한국교육문화진흥원(대표이사 박천오)과 서부교육지원청(교육장 김승재)을 연결해 교육기부를 통해서 관내 4000~5000명의 학생에게 다중지능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유치원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 초등학교 4~5학년,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교육과정 중 네 번에 걸쳐 다중지능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 결과를 담임에게 전달해 학생의 재능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예를 들어 인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에게는 수학 공식이라도 하나 더 외우라고 닦달할 것이 아니라 책을 한 권 더 읽혀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누구나 아이를 의대·법대에 보내는 것이 목표처럼 되어 버렸는데 나 같은 사람은 의대·법대에 갔으면 아마 인생 망쳤을 것”이라고 웃었다.

●예산도 학생 개개인의 재능에 맞춰 투입해야

예산도 다중지능검사 결과에 따라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최 의원의 지론이다. A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중지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예능(음악)에 재능을 보인 학생이 ○○명 나왔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그 악기 구입에 필요한 비용 등을 예산으로 투입하는 식이다. 그는 “지금은 오케스트라를 결성하라는 공문을 먼저 내려 보내고 학교에서는 아무나 뽑는다”며 “이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네 차례의 다중지능검사를 거치며 학생의 적성, 진학,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상담 받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했다. 그는 “사교육을 무조건 배척하라는 뜻이 아니다”며 예능에 재능을 보이면 피아노 학원, 체능에 재능을 보이면 리틀 야구 교실 등에 보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른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누구나 무조건 재능에 관계없이 영어 학원·수학 학원에 밀어 넣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현장 방문을 통해 ‘무학의 서러움’ 이용하던 부조리 적발

최 의원은 비회기 중에는 현장 방문을 중요시한다. 현장을 훑는 중에 미처 알지 못했던 부조리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학력인정기관과 관련한 일화를 꺼냈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님들께서 ‘평생 무학의 서러움’을 씻으시려고 ‘가나다라…’ 공부를 하시더라”며 “졸업식에 초청을 받았는데 한복을 다들 다소곳이 차려 입으시고 졸업장에 감격하시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최 의원은 교육청에 학력인정기관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는 충격이었다. 서울에 있는 16개 학력인정기관 중 법인 형태로 되어 있는 기관은 2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4개는 모두 개인사업자였다. 교육청에서 지원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한 회계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 의원은 교육청에 “개인사업자 형태의 학력인정기관에 대한 예산 지원을 당장 끊으라”고 요구했다. 어르신들의 무학의 서러움을 악용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일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교육의원 지역구 너무 넓어… 지방교육자치법 개정해야

“문제는 교육의원의 지역구가 너무 넓다는 것”이라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그의 지역구는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용산구. 이 지역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7개다. 7명의 국회의원이 커버하는 지역을 그는 혼자서 맡고 있다. 지금도 현장 어딘가 에서는 교육 부조리가 발생하고 있을 수 있지만 혼자 담당하기에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 의원은 “서울 전체에 8명의 교육의원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중선거구제를 제안했다. 현재의 교육의원 선거구에서 2명씩의 의원을 선출해 16명으로 독립 상임위인 교육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교육의원 8명과 시의원 7명이 함께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시의원은 아무래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 헌법 제31조가 규정한 교육의 자치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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