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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10㎝' 28세女 "무한도전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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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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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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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락(樂)서 강연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함"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들려줘 1만여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들려줘 1만여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대학 3학년 때 어학연수 바람이 불어 호주 시드니에 갔을 때 첫 장벽이 언어가 아니라, 홈스테이하는 집에 처음 들어갈 때 마주한 출입문 손잡이었다."

이지영 삼성테크윈 창원사업장 인사팀 대리(28세, 여)는 110cm의 작은 체구다. 두살 때 '가연골 무형성증 장애'라는 유전자 이상질환을 앓아 가족들과는 다르게 뼈에 문제가 생겨 키가 자라지 않았다.

이 대리를 걱정하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4개월간의 '투쟁(?)' 끝에 어렵게 오른 유학길에 그를 가로막은 것은 자신보다 15cm 높은 문고리였던 것. 그는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열정락(樂)서' 시즌3의 임직원 강사로 나와 1만여명의 젊은이들 앞에서 "호주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큰 것을 간과했다"고 웃으며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나갔다.

◇작은 키로 놀림 당하는 자신이 미웠던 아이

이 대리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평범하게 길러줬고, 주위에 키가 작은 사람이 없어서 다르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110cm 정도 될 때 자신은 80cm 정도밖에 키가 커지 않자 친구들의 놀림이 시작됐고, 그때부터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을 안으로 가뒀다고 한다. '땅꼬마' 등 각종 별명이 붙으면서 놀림이 싫어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도 가지 않았고, 그로 인해 방광염에 고생한 적도 있다고 한다. 친구들이 놀리면서 돌을 던져 눈썹 위가 찢어져 아직도 그 흉터가 남아 있는데 그 때부터 자신의 다름이 '불행'으로 느껴졌다는 것.

주변에서도 그를 다르게 대하면서 열등감을 부추겼다. 가고 싶었던 소풍은 "오늘은 소풍날이니 하루 집에서 쉬어라"라든가, 체육시간에는 "밖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선생님의 배려 아닌 배려는 그를 더욱 열등감과 불행으로 몰아넣었다.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1만여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1만여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못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편견의 탈피

이 대리가 생각을 바꾼 것은 중학교 입학 후였다. 체육시간 친구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팔이 없는 것도, 다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못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내 편견이 날 이렇게 만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내가 못하는 것은 내 방식에 맞게끔 바꿔서 하자"며 "체육복을 줄여 입고 무작정 운동장으로 나가서 친구들에게 말을 걸고, 선생님에게 여러 운동 방법을 물었더니 알려주셨고, 친구들이 테니스를 칠 때 그것보다 가벼운 채로 하는 배드민턴을 했고, 남들이 배구공을 네트 위로 넘길 때 저는 아래로 튕기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성적도 오르고 삶이 행복으로 바뀌었다는 것. 창원이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 때도 열심히 공부했고 라디오PD가 되고 싶어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에 몰래 원서를 냈다. 장애를 가진 딸자식을 멀리 떠나보내기 싫은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 은행문을 닫기 1시간 전에 부모님은 자식에게 졌다고 한다.

입학해서는 1학년 때 방송학회에 가입하고 뮤직비디오도 찍고 활발히 활동했고, 2학년부터 2년간은 친구들의 권유로 과대표를 맡다가 떠난 호주 어학연수에서 첫 걸림돌인 출입문 손잡이를 만난 것.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홈스테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동네 세바퀴를 돌아 자신의 디딤돌이 될 박스 3개를 구해 첫 호주생활을 시작했다.

◇60장의 이력서와 여섯번 면접의 실패

호주 어학연수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와 4학년이 된 그는 60장의 이력서를 썼고, 그 가운데 일곱번의 면접 기회가 있었다. 현재의 삼성테크윈에 오기 전까지 면접 과정에서 느낀 것은 치욕이었다고 한다.

3명 정도가 함께 들어가는 면접장에서 자기소개를 한 후 20여분 동안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키를 본 면접관들은 자신을 제외한 두명에게만 질문을 쏟아내고 면접을 끝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단지 겉으로 보여 지는 외모로만 평가받았다.

한 은행권 면접에서는 면접관이 "이지영씨는 그런 몸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겠어? 우리 직원과 어울릴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는 면접이 진행되는 20분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눈물이 많지 않은 그는 면접 후 주변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셨냐"라고 물을 정도로 서럽게 울었고 그 후 한달간은 우울증으로 사람들을 피하게 됐다고 한다.

그 때 스스로를 우울함에서 건져내기 위해 한 처방이 예능프로인 '무한도전' 20편을 다운받아 웃음소리만 계속 듣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면접관들에게 번듯한 명함을 주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처음엔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컨설팅 업체를 찾아가서 물었다. 첫번째 찾은 컨설팅 업체의 답은 "외모가 보이지 않는 텔레마케터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그 말에 상처를 받은 그는 다른 컨설팅 업체를 찾았지만 비슷한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력서에 장애 표시를 하지 마세요. 그러면 서류라도 통과될테니"라는 말이 돌아왔다는 것.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1만여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3에서 110㎝의 작은 키라는 '다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1만여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유승관 기자
◇일곱번째 면접관에 던진 강펀치..단지 불편할 뿐

이 대리는 면접에서 스스로 부딪혀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15~20분 정도의 면접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은 혈투를 준비했다. 칼을 갈고 강펀치를 준비해 면접관이 마지막에 묻는 말인 "더 하고 싶은 말씀은 있습니까"에 대비했다.

일곱번째 면접에서도 이 질문이 자신에게 떨어졌다. 그는 "저는 장애를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함입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이 면접이 현재 그가 대리 6년차로 일하고 있는 항공기엔진과 K9 자주포를 만들고 있는 삼성테크윈이다. 그는 현재 인사팀에서 사원들의 교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무한도전'의 성공비결이 무엇이냐고 1만여 청중들에게 물었다. 그리곤 "여섯명의 캐릭터와 웃음코드가 각각 '다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리는 "세상이 자꾸 한 가지 잣대로 여러분을 가두려 할 것이다"며 "여러분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걸 발전시키고 거기에 맞게 세상을 바꾸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리는 스스로를 '도전 중독자'라고 말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좌절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 도전하다가 가끔 넘어질 때는 저를 기억해주세요." 이 대리 강연의 마지막 말이었다.

한편, 이 대리는 삼성이 열정락서 시즌3에서 임직원 강사를 모집한다는 사내 공지를 보고 지원해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날 강연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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