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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최고의 경제민주화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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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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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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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최고의 경제민주화는 사업
당분간은 경기가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지난 2분기에 OECD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성장률이 둔화되었고, 앞으로 수분기 동안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이들 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기는 오리무중이다. 주요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거듭된 지 오래이다. 작년말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도 현장의 경기는 더 싸늘해져만 가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가 선행성을 상실한 것이다. 왜 그럴까? 경제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계경기의 부진도 한 몫 했겠지만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요 연구소들은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근거는 너무도 모호하다.

도대체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경제성장률을 넘어 국민경제의 전체적 양상을 읽어내는 한 방법이 대내적 균형과 대외적 균형, 즉 거시경제적 균형(macroeconomic balance)을 보는 것이다. 대내적 균형은 국민경제의 생산수준이 잠재산출 근처에 머무는 상태이고, 대외적 균형은 경상수지가 목표로 하는 흑자규모를 달성하는 것이다. 쉽게 정리하면 낮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율이 대내적 균형, 경상수지 흑자 달성이 대외적 균형에 해당한다.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는 대외적 균형은 달성해왔지만, 대내적 균형 상태에 있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과도한 외부균형에 대한 집착, 그리고 더 깊게는 외환위기가 낳은 외환보유고 공포증의 결과물이다. 외환보유고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선 수출 확대가 중요했다. 환율 절상을 피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또는 직업안정성의 약화를 통해 비용경쟁력을 높였다. 법인세 인하나 규제완화는 투자나 고용 실적의 조건 없이 그냥 쉽게 내주었다.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을 규율했고,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그토록 노력해왔던 과거 정부의 현명함은 잊혀졌다. 고공행진을 한 환율 덕분에 물가는 높아져갔고, 노동시장은 양극화되고 실업률은 높아졌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 조직은 규제완화에 힘입어 더욱 공고해졌다. 미래가 불안해진 근로자들은 부동산 투자와 자영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저금리 덕분에 손쉬워진 차입도 거들었다. 수출의존도가 높아진 대신 내수가 취약해지니 세계경기가 악화될 때마다 경기를 떠받치고자 과격한 재정지출과 저금리 정책이 반복된 탓이다. 내부 불균형이 커지니 사후 약방문 식의 복지와 경제 민주화 욕구가 거세어졌다. 감세, 경기부양용 재정지출, 복지지출이 늘어나니 재정건전성이 취약해졌고 결국 알토란같은 정부 재산의 민영화가 너무도 쉽게 회자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고쳐가야 할까? 대외적 균형에 대한 집착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세계 외환거래 규모에 비추어보면 외환보유고로 위기를 방어한다는 시나리오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또한 설령 경상수지 흑자를 목표로 두더라도 높은 환율, 노동시장 유연화, 감세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국제경쟁력의 근본적 원천을 찾아야 한다. 공교롭게도 그 동안 희생해왔던 대내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사실 우리 경제의 성장 경험이 그랬었다. 70~80년대의 우리 경제의 성장 경험은 투자 주도를 바탕으로 한 수출 밀어내기(export push)로 요약된다. 중화학 공업과 IT산업의 경험이 그것이다. 투자 증가-생산성 상승-수출 증가-일자리 증가-교육훈련 확대-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내부적 균형을 낳았고 이는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외부적 균형으로 이어졌다. 복지와 경제 민주화의 지속가능성도 이 선순환과의 결합에 달려있다. 한마디로 최고의 복지가 일자리요, 최고의 경제민주화가 사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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