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증권업계, 일본에게 '살 길'을 묻다

머니위크
  • 전보규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0,498
  • 2012.10.11 13:1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머니위크]

MTIR sponsor

숙적(宿敵). 오래된 적 또는 원수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일본과의 스포츠 경기에서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경기에 앞서 '절대 지지 않겠다'며 투지를 불사르는 선수들의 말처럼 독도 분쟁과 위안부 문제 등 역사적으로 우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일본은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할 상대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일본은 반드시 무찔러야 할 적은 아니다. 오히려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소니와 파나소닉·샤프 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삼성전자, 그리고 도요타와 닛산·혼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현대차도 불과 몇년 전까지는 일본 따라잡기에 열을 올렸다.

그만큼 일본 기업의 기술력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지였고 산업발전 단계상 우리보다 수십년 앞서 있던 일본의 경제 흐름은 한국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델이었다.

최근에는 증권가에서 일본 배우기가 한창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앞서 경험하고 돌파한 일본 증권사들의 노하우를 터득하기 위해서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10,200원 ▲150 +1.49%) 사장은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와 전략기획실 직원들을 직접 대동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등을 방문했다. 황 사장은 이들 증권사의 경영진과 장기불황을 견뎌낸 노하우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69,400원 ▲2,000 +2.97%) 부회장도 최근 한국을 방문한 노무라증권 부사장으로부터 장기불황에서의 생존법에 대해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진투자증권 (3,255원 ▲25 +0.77%)은 아이자와증권의 임원을 초청해 '버블붕괴 이후 일본 증권사의 경영환경'을 주제로 내부 임직원 세미나를 개최했고 대우증권은 일본식 장기 불황 집중 탐구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일본은 1990년부터 보릿고개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대금 감소와 위탁매매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위탁매매수익은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중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7% 급감했다. 전체 62개사 중 2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 셋 중 하나는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1분기 주식거래대금은 386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이상 감소했고 같은 기간 위탁수수료수익은 37.2% 축소됐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부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일본 주식시장은 1차 베이비붐(1930~1939년)세대와 2차 베이비붐(1947~1949년)세대가 소득 및 소비수준이 높은 중장년층에 진입한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까지 대세 상승기를 맞았다.

상승세를 타던 일본 증시는 1990년대 버블붕괴에 따른 경제 불황으로 장기침체에 빠졌다. 이후 1990년부터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이 둔화되고 일본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버블붕괴가 나타났다. 당시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약 50%의 수익을 위탁매매를 통해 벌어들이던 일본 증권사들은 수익보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9년 10월 증권사 인허가제가 등록제로 바뀌고 위탁매매수수료가 자율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관련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고 불황을 견디지 못한 증권사 100여곳이 문을 닫았다. 다만 시장 진입요건의 완화로 외국계 증권사 등이 새로 시장에 들어오면서 전체 증권사 숫자는 늘어났다.
 

여의도 증권가

◆생존 키워드, '자산관리· 전문화'

장기불황 속에서 살아남은 일본 대형증권사들이 찾은 생존전략은 자산관리 위주의 사업구조 개편이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침체 이후 생존한 것은 자산관리형 모델로 정착한 증권사였다"며 "저금리 기조, 타 국가 대비 높은 실물자산 비중, 부족한 노후대책,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국내 증권사들도 자산관리형 모델로 변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산관리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기반과 자산운용과의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자산 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출시와 안정적인 수익률 제공이 필수적이며 상품설계 및 수익률 확보능력이 있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례로 노무라증권은 일본의 제로금리 해지기간(2000년 8월~2001년 2월)에 자금 확보를 통해 채권 미실현 평가익을 보존시켜 주는 등 타사대비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률을 제고해준다는 이미지로 고객자산 순유입 규모가 다른 대형사에 비해 컸다. 또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 라인업을 적시에 내놓으면서 지속적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매출을 증가시켰다.

반면 일본의 중소형사들은 전문·특화전략을 선택했다. SBI홀딩스와 마쓰이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들은 비용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낮은 거래수수료를 경쟁력으로 성장했고 신생증권, 미래증권 등은 도매 전업증권사의 길을 걸었다.

일본 중소형 증권사들은 최근 자신의 색깔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우 연구원은 "일본 온라인증권사는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증권 및 수수료 체계의 다양화, 다양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차별성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온라인증권사를 제외한 기타 중소형사들은 주로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거나 중국주 같은 특정물에 특화된 매매를 강조하면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온라인증권사인 마츠이증권은 15개 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로 방대한 판매채널을 확보했고 라쿠텐 증권은 해외투자 정보서비스를 강화했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IT 등 특정 섹터에 대한 인수합병(M&A) 자문 등을 특화한 곳도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모델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 라인업과 비용 효율화, 자산운용사 시너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온라인 부문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한 키움증권 (90,600원 ▲4,600 +5.35%)과 종금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 (6,000원 ▲120 +2.04%) 등의 경쟁력이 앞으로 빛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역시 믿을 건 '큰 형님'?…급락장 속 '6만전자' 진가 나왔다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