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금리인하 '카드'…자취 감춘 수혜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도 수혜주가 자취를 감췄다. 건설주, 증권주는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지만 이번 금리인하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된 데다 오히려 인하 조치의 배경이 된 경기우려가 부각되면서 증시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옵션만기에 따른 수급불안 요인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11일 오후 2시 25분 현재 건설업종 지수는 0.01% 하락세다. 증권업종 지수는 0.56% 떨어졌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하 후 3개월 만에 추가 인하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통화완화 정책에 동참한 것이다.

건설주는 은행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비용이 줄게 돼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인하로 채권투자 비중이 높은 증권주도 수혜주로 통한다.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주, 증권주는 초반만 해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권주는 하락 반전했고 건설주도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건설주는 최근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이지 금리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건설업종지수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종목 흐름은 대부분 하락세다. 여타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분양 비중이 큰 대우건설이 1.81% 오르고 삼호개발( 14.94%), 고려개발(2.08%), 삼호(2.87%) 등 일부 중소형사 주가가 이상 급등할 뿐 대부분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주도 대우증권이 0.42% 오르고 유화증권이 1.52% 오르는 등 일부 종목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뿐, 대부분 종목은 하락세다. 거래대금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 때문이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건설사는 이자비용이 떨어지고 집을 사려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단기적으로는 호재는 맞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서 효과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금리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인하가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보험주와 은행주는 낙폭이 확대됐다. 보험업종 지수는 1.08% 떨어졌다. KB금융 (69,900원 ▲1,000 +1.45%), 신한지주 (43,800원 ▲500 +1.15%) 등 금융 지주사도 1% 안팎의 하락세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보험사의 수익성 감소는 피할 수 없다"며 "금리민감도가 덜한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보다 낫다"고 말했다. 저금리 우려에도 보험주는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경기 방어적 성격이 부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