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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파느니 장기파는게…" 22살 사채女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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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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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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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목 금감원 국장, 사채 역사·피해·치유법 총정리 '머니힐링' 출간…수익금 전액기부

사채는 악(惡)인가. 악이라면 인류 역사 내내 왜 근절되지 못했나. 꼭 악이라 볼 수만 없다면 어떻게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나. 사채 말고 다른 해법은 없나.

대부업법 시행 10년을 맞아 사채업의 어제와 오늘, 구체적 영업 행태와 피해사례, 치유법까지 총망라한 '완결판'이 나왔다. 책 제목은 돈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자는 취지로 '머니힐링'(도서출판 행복에너지)으로 정했다.

저자는 10년 전 대부업법의 제정을 제안한 사람이자 10년 이상 사채 등 비제도권 금융분야 감독업무를 맡아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최 일선에서 진두지휘한 조성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사진)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서민금융 전문가가 쓴 책답게 내용은 포괄적이면서도 깊다. 사채의 역사만 해도 성경 출애굽기에서 이자를 언급한 구절부터 시작해 조선후기 난전(亂廛)의 성장과 지하경제, 일제시대와 광복 이후 등에 걸쳐 시기적으로 주요 사건을 모두 짚어간다. '47㎠ 신용약탈 바이러스' 편에서는 작은 신용카드 한 장이 끌어내는 인간의 소비심리를 명쾌히 분석했다.

"몸파느니 장기파는게…" 22살 사채女에 희망을
설명도 쉽다. 저자의 오랜 경험과 치열한 고민 덕에 누구나 알기 쉬운 비유가 많이 사용된 덕이다. 예컨대 법으로 이자율 상한선을 너무 엄격하게 정하면 불법사금융 시장이 커진다는 점을 18세기 프랑스 공포정치인 로베스피에르의 '반값우유'에 빗대 풀어낸 것은 기막히다.

사채업 자체를 이해하는데도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 저자는 사채를 즉시 없애야 할 '악의 축'이 아닌 적극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악'으로 본다. 따라서 불필요한 선입견 없이 사채업의 현실과 영업 전략을 있는 그대로 정리했다. 사채업자들끼리의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돼 버린 업계 현실과 일본 사채업자의 종업원 교육자료 등이 공개된다.

금융을 다룬 책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사채시장의 뒷얘기가 책 곳곳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해방이후 전설적 큰손들이었던 사채시장의 대모 '백 할머니', 70년대 국내증시를 좌지우지한 '광화문 곰 고씨', 고 정주영·이병철 회장보다도 소득세를 많이 냈던 '명동 단씨' 등의 얘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생생한 사례들이 주는 아찔한 긴장감도 계속된다. 사채 2000만원에 평생 모아 장만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고 온 집안이 서로 원수가 된 어느 가장의 사연, 1억 넘게 불어난 사채 빚에 "몸을 파는 것보다 장기를 파는 게 덜 비참하지 않겠느냐"는 22살짜리 여성의 절규, 연 927% 고리에 시달리다 외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살한 60대 가장 등 처참한 우리 이웃의 실제 사연들은 가슴을 후벼 판다.

'머니힐링'이라는 책 제목답게 각종 서민금융지원제도와 개인회생, 파산제도도 친절히 설명했다. 저자는 "사후적 구제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신용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을 구입하면 크레딧뱅크 등이 제공하는 무료 신용관리 이용권도 제공한다. 특히 책의 저자 수익금은 전액 한국백혈병소아암 협회에 후원금으로 기부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추천사에서 "저작료 수입을 기부하기로 했다니 더욱 감사한 일"이라며 "오랜 시간 사채(私債)와의 일전을 치르면서 사채(死砦, 죽음의 울타리)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려온 저자의 마음이 대한민국 서민금융 발전에 작은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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