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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금연 첫날 "스트레스 풀러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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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박소연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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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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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공감" vs "과도한 조치"… 음식점 주인, 매출 악영향 우려도

한파가 몰아쳐 서 있기 조차 힘든 지난 8일 토요일 밤. 서울 종각역 부근에는 젊은 여성 2명이 손을 호호 불어가며 주점 앞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한 대 피는 게 '신성한 행위'로 여겨질 정도였다. 강추위에 주점 앞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이들은 흡연을 얼른 '치르고' '해결하고'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같은 날 서울 경희대학교 주변 유흥가. 음식점과 주점 앞에서 온 몸을 벌벌 떨며 담배를 피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한 흡연자는 "담배가 해롭기 때문에 음식점 등에서 단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서울 사당역 주변에서도 노년의 신사들이 벌벌 떨며 가게 앞의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창문 옆으로 보이는 주점에서는 테이블마다 재떨이가 모두 사라져있었다.

◇불쌍한 흡연자들…벌벌 떨며 '1대만'

주말인 8일부터 150㎡(약 45평) 이상 규모의 음식점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과태료는 계도기간을 거쳐 2013년 7월부터 부과된다.

이번 조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시행돼 이날부터 실시됐다. 150㎡ 이상의 식당과 주점, 커피전문점 등 모든 음식점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금연구역 표시나 안내를 하지 않은 음식점 업주는 170만원부터 최고 5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커피전문점에 마련된 흡연실은 2014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식당 안에 밀폐된 흡연실이 있다면 흡연실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조치 이후 주점과 음식점 등에서는 비흡연자와 흡연자, 음식점 주인들의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비흡연자들은 "진작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고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흡연자들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아쉬운 표정을 내비쳤다. 음식점 주인들도 시행 찬성과 매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했다.

경희대 부근에서 한잔 기울이던 대학생 김혜민씨(24)는 "옆자리 담배테이블 때문에 자리 옮겨 다닌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좋다"고 말했다. 노원역 부근에서 만난 김석씨(38·자영업)는 "법이 제대로 시행되면 담배 연기 가득한 음식점보다 그나마 트인 포장마차를 이용하는 횟수가 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흡연자가 설 곳이 없다는 불만도 많았다. 대학생 이모씨(24)는 "주점에는 솔직히 흡연자가 더 많지 않냐"며 "흡연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조치는 비흡연자만 생각하고 과도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모씨(22)도 "술집까지 금연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스트레스 풀려고 한잔하러 갔다가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말했다.

◇업주들도 의견갈려…흡연실 확보가 관건
술집서 금연 첫날 "스트레스 풀러 갔다가…"

음식점 대부분은 '금연' 표지를 붙여 놓고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음식점 업주들은 이번 조치로 매출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밤늦게 찾는 손님 대부분이 흡연자인 마당에 이번 조치로 손님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걱정했다.

가게 앞에서 시식용 고기를 굽고 있던 한 프랜차이즈 곱창집 주인은 "첫날이라기에 단속이 두려워 재떨이를 다 치우고 손님들에게 금연을 당부하고 있다"며 "담배 피우면 안된다는 말에 돌아간 손님도 3테이블이나 된다"고 말했다.

공덕동의 한 족발집 직원 이모씨(43)도 "가게를 찾는 손님 대부분이 흡연자인데 담배를 피지 말라면 모두 오지 않을 것"이라며 "재래시장 상인 형편을 살피지 않고 너무 강압적으로 시행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인접한 재래시장 상인들의 불만이 두드러졌다. 김도연(52) 마포·공덕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은 "가게에서 흡연을 금지하면 당연히 매출이 떨어진다"며 "시장상인들의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민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가뜩이나 얼마전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와 공덕시장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 정책마저 본격화되면 식당들 모두 문을 닫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 찬성하는 업주도 만만치 않았다. 한 주점 업주는 "금연 실시로 공기가 깨끗해지고 환기도 잘 돼 냄새가 잘 빠진다는 것이 긍정적인 점"이라며 "인근 주점 업주들 의견을 들어보면 비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면서도 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흡연실을 확실히 두게 하든지 여러 층인 경우 흡연층과 비흡연층을 나눠 운영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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