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디벨로퍼 2곳, 쌍용건설 인수 실사돌입

　외국계 부동산개발업체 2곳이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쇼트리스트(적격예비후보)로 선정, 실사에 돌입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과 룩셈부르크에 각각 거점을 둔 부동산개발업체 2개사는 지난주 말부터 쌍용건설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7곳 가운데 이들 업체가 먼저 쇼트리스트로 낙점받은 것이다.


　다른 업체들도 적정 요건을 통과하면 추가로 쇼트리스트에 선정돼 실사에 나설 수 있다. 일반적인 M&A(인수·합병)가 특정 일정까지 쇼트리스트 선정을 마감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만 본 입찰을 진행하는 것과는 다른 형태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인수 이후의 비전이나 인수금액, 자금조달 방법 등을 포함한 서류 준비를 마친 곳에 한해 먼저 실사를 하고 나머지 업체들도 기준을 통과하면 자유롭게 추가로 실사에 참여할 수 있다"며 "다만 실사 기간은 이달 말까지로 한정돼 있는 만큼 뒤늦게 참여한 업체들은 시간이 짧다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들어 4차례나 쌍용건설 매각이 불발되자 본 입찰 이전 단계의 과정을 열어두고 투자자들을 최대한 유치해 M&A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쌍용건설 매각은 연말까지 실사를 마치고 내년 초 본 입찰을 실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늦어도 내년 2월 안에 마무리 짓게 된다.


　이번 쇼트리스트에 먼저 선정된 외국계 업체 2곳은 쌍용건설에 대한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홍콩 시행업체는 말레이시아 화교 자본으로 자금력이 양호하고 룩셈부르크 시행업체는 부동산개발뿐 아니라 아프리카 자원개발 등에도 활발히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계 부동산개발업체는 쌍용건설의 유상증자 투자 금액을 2500억원으로 제시하며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쌍용건설 M&A는 캠코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50.02%)을 제외하고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할 주식(1500억원 이상)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로 진행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구주를 같이 인수하는 것보다 지금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주를 사들일 경우에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따로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쌍용건설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인수자로선 저가 매수의 기회다. 현재 쌍용건설의 주가(7일 종가 3060원)가 액면가(5000원)를 밑돌고 있어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금액은 5000원대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신용분석 관계자는 "신주 인수만으로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재 주가까지 고려하면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