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섬 예가' 2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불법?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통해 2개 층을 높인 '밤섬 쌍용 예가 클래식' 전경 ⓒ쌍용건설 제공

　국내 처음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통해 2개 층을 수직증축한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사진)은 해당 구청이 법을 잘못 해석해 빚어진 결과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에는 아파트 리모델링시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1개 층만 높이도록 제한돼 있다.

　16일 국토해양부는 현행 주택법상 아파트 리모델링은 1개 층을 필로티(1층을 지상으로부터 분리해 올린 구조)로 바꿀 경우 최상층 위에 1개 층만 수직 증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층이 기존 2층 위치로 올라간 만큼 1개 층씩 위로 밀리는 셈이어서 꼭대기에 1개 층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처럼 2층 높이까지 필로티로 설계하는 대신 꼭대기에 2개 층을 높인 것은 결과적으로 불법이다.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은 마포구 현석동 강변북로 인근에 위치한 호수아파트를 리모델링했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건축물에 2개 층 이상 높이는 건 구조물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따라서 주택법에는 필로티를 적용할 경우 1개 층만 수직증축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수년 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건설업계와 주민들은 재건축이 쉽지 않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려면 수직증축을 허용해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직증축으로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하면 주민들의 부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설기업들이 안전보강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수직증축에 따른 부작용도 없앨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현재로선 수직증축 시 건축물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일반분양 허용 역시 기부채납이나 초과이익환수제도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국토부는 수직증축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줄기찬 요구와 정치권마저 가세하자 절충안을 마련했다. 수직증축은 불허하되 기존 아파트를 옆으로 늘리는 수평증축으로 가구수를 종전 대비 10% 내에서 확대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여전히 수직증축은 제한된 상태였다.

　박승기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은 "필로티 설계를 적용했을 경우에만 최상층에 1개 층을 수직으로 올릴 수 있는데도 해당 구청에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2개 층 수직증축의 리모델링을 허가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해 5월 각 구청과 지방자치단체에 주의하라는 공문을 내렸고 지난해 말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수직증축 허용 기준을 명확히 포함시켜 오해의 소지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관할인 마포구청에 별도 주의를 준만큼 행정처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직증축 논란이 2년여 전부터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당시 관할구청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2010년 8월 리모델링 허가를 해줬는데 이전 주택법에는 필로티를 적용하면 최상부에 증축을 할 수 있다고만 돼 있어 2개 층이 불법인지는 알 수 없었다"며 "지난해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돼 되돌릴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