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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늦고, 또 경비실이라고!" 택배대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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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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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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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때까지 간 택배가격…결국 택배대란으로 동티

"배송늦고, 또 경비실이라고!" 택배대란 왜?
"폭설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택배기사가 잠깐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커피 한잔을 권했다. 그러나 물량이 많이 밀려서 커피를 마실 틈이 없다며 죄송하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급히 떠나더라. 배송이 늦어도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점심, 저녁도 거르고 하루종일 뛰어다니는 택배 기사들이 안쓰러워 택배시킬 때는 음료수나 빵을 준비해 놓고 드린다. 무거운 물건도 집앞까지 가져다주는데 택배비가 너무 싸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택배시장에서 '너무 싼 가격'은 더 이상 '착한 가격'이 아니다. 택배사들의 운임 출혈경쟁이 고스란히 택배기사에 부담으로 돌아가 연말 택배대란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지연과 부실 배송 등 서비스질 저하도 초래되고 있다는 평가다.

◆택배 운임 평균단가 2362원…택배기사 손에 잘해야 1000원

2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 운임은 끊임없이 하락을 거듭해 2000년대 초반 3500원 수준에서 2005년 2700~2900원으로, 올 들어 평균단가는 2362원까지 내려갔다. 경기침체로 택배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그만큼 택배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평균 단가 2362원중 개인 사업자로 등록된 택배기사가 가져가는 몫은 배송 물량 한건당 700~1000원이다. 나머지는 화주와 계약을 맺은 대형 택배회사나 그들과 운송계약을 맺은 지역 배송위탁업체들 몫이다.

택배업체나 중간 배송중개업체와 지입제로 계약해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기사들은 차량 운영비와 핸드폰 요금 등 일체의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 100건 이상 배송한다해도 경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게 되는 순수입은 150만~200만원에 그친다.

또 제주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리나 무게에 따른 할증료도 거의 없다. 여기에 배송 시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물량에 대한 보상 책임도 택배기사에 지우는 택배회사들이 다수다. 택배 기사들이 과중한 업무강도에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소비자 피해로 현실화되고 있다. 당장 연말 택배배송에 병목이 생겼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CJ대한통운과 CJ GLS, 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업체들의 일부 지역 사업소에서 택배기사의 인력 이탈이 집중되면서 이 지역을 거치는 택배 배송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달 중순부터 개인 택배 접수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택배 배송 기간이 길게는 2주까지 지연되자 고객들 사이에선 택배회사가 파업한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나왔다.

택배 기사들이 배송 건수를 늘리는 데에 치중하다보니 서비스 내용에 소홀해졌다. 배송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고객에게 물건을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무조건 경비실에 맡기거나 배송 물건을 함부로 다룬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미국·일본의 20% 수준 운임 현실화 시급…공정택배 도입 주장도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상생(相生)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택배 운임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택배업계는 운임 단가가 평균 4000원 이상이 돼야 택배회사의 안정적인 수익 경영과 배송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업계는 우선 일률적인 운임 인상보다는 무게나 거리에 따른 운임 종량제나 익일 운송 보장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해 운임을 차등화하는 식으로 가격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가 나서 합리적인 요금을 보장하는 '공정택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기본 운임이 1000엔에서 시작해 무게와 거리에 따라 6000~7000엔까지 적용된다. 미국 역시 최저 5달러에서 시작하고 중량과 거리, 익일운송 보장 등 배송 서비스 종류에 따라 20달러 이상 책정된다.

◆"택배법 제정"도 해법 〓출혈운임과 함께 택배업계의 고질적인 수급불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택배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기되어 왔다. 택배는 현재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같이 묶여 규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증차가 정작 필요할 때 이뤄지지 못하고 업체의 난립과 과당경쟁이 방치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이에 택배를 독립된 업태로 떼어내 허가 및 운임요건 등을 정해서 택배 수급을 안정시키자는 것이 택배업 제정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관심에다 업계 이해가 맞물려 거의 힘을 못받고 있다.

택배회사들은 택배 운임 인상에 대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반응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가격 결정권이 고객 업체에 있기 때문에 택배회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가 않다"면서 "특히 택배비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가격을 정부나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의 증가로 택배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택배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계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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