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인수당하지 않는다"…부처와 기싸움 본격화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경제1분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 참석, 류성걸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3.1.13/뉴스1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을 100%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선인의 공약을 관철시키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이를 막으려는 정부 부처간 기싸움도 본격화 하는 모양새다.


인수위가 지난 11일부터 부처별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가운데 각 부처가 업무보고나 언론 등을 통해 자신들이 추진해온 정책과 방향이 다르거나 재원 소요가 많은 당선인의 공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인수위는 "정권인수의 주체는 인수위다. 부처에 인수 당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공무원들이 부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선인의 공약을 왜곡하는 등 언론플레이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박 당선인과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인수위 활동과 관련해 수차례 '철통보안'을 경고하고 언론창구를 대변인으로 제한했음에도 일부 추진 공약의 세부계획, 검토사항 등이 새나간 것을 부처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달성하는데 당초 당선인이 제시했던 것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거나(보건복지부), 당선인 공약인 '군복무기간 18개월'로의 단축에 난색을 표한(국방부) 내용이 부처발(發)로 보도된데 따른 것이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와 관련, 12일 공식 브리핑에서 "당선인이 그런 현상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복지 정책에 대해서 특정 부처가 '재원상 어렵다' '난색을 표했다'고 보도가 나오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소극적으로 과거의 관행에 기대서 문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박 당선인이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인은 '모든 문제를 국민의 입장에서, 부모라면 내 자식에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해법을 찾아달라'고 주문한다.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 나서는 모든 기관이 이 부분을 새겨 달라"고 강조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12일 "확정되지 않은 것이 부처발로 기사가 나가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인수위 및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역대 정권 인수위가 인수인계 과정에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점령군' 행세를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관료들의 공고한 기득권 구조에서 이른바 '인수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예산, 소관업무 챙기기 등 자기 이익에 민감한 공무원들이 언론을 통해 '딴죽'을 걸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해왔고, 이같은 부처 이기주의로 차기 정부가 청사진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인이 수차례 '조용하고 일하는' 인수위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라며 "앞으로도 인수위는 내실있게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관철시키는데 전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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