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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재벌 저승사자냐" vs "대표적 정치판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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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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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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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구속한 이원범 부장판사, 과거 한상률 무죄-임종석 유죄 판결로 논란

"정치인·재벌 저승사자냐" vs "대표적 정치판사냐"
 "비리 정치인, 재벌에게 저승사자와도 같은 법조인."
 "대표적인 정치 판사."

 지난달 3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중형을 선고해 화제가 된 이원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48·사법연수원 20기·사진)에 대한 상반된 평가들이다. 한쪽은 그를 성품과 능력을 두루 갖춘 법조인의 이상형으로 본다. 하지만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무죄를, 임종석 전 열린우리당 의원에게는 유죄를 선고한 전력을 거론하며 '정치 판사'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 "능력과 성품 갖춘 법조인"
 이 부장판사는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과 선고 형량이 같은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최 회장은 판결과 동시에 법정 구속됐다. 그러자 이 부장판사가 최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이국철 SLS그룹 회장 등 정치인, 기업인에게 잇따라 중형을 선고한 사실 등도 주목을 받았다.

 '권력자'들에게는 추상같은 기준을 적용하지만, 약자를 배려하는 성품을 갖췄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저축은행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법정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자 진행 중인 심리를 잠시 멈추고 이들의 억울함을 들어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판결서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부장판사는 대구지법 부장판사 시절 판결문에 어려운 표현을 쉬운 말로 바꿔 쓸 것을 제안하는 글을 법조 전문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법조 내부의 평 역시 능력과 성품을 고루 갖췄다는 쪽이다. 이 부장판사는 대구 영남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관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이 뽑은 '상위 평가 법관' 10명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연수원 동기 판사들 가운데서도 선두 주자군에 속해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상률은 무죄, 임종석은 유죄"…조국 교수도 비판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부장판사는 2011년 9월 '그림로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한 전 청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직접 지휘한 인물이다. 로비 의혹에 휘말려 미국에 머물다 1년 3개월만에 귀국한 적도 있어 무죄 판결이 나오자 논란이 일었다.

 반면 이 부장판사는 석달 뒤인 같은 해 12월, 저축은행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은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임 전 의원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1심 판결이 논란이 돼 온갖 비판을 받고 국회의원 공천장도 반납하는 등 만신창이가 된 뒤였다. 임 전 의원에 지난해 4·11 총선 직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결과적으로 임 전 의원에 대한 1심 판결은 총선에서 야당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임 전 의원은 1심 판결이 났을 때 트위터에 이 부장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돈을 받지도 쓰지도 않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터무니없이 유죄를 뒤집어씌운 이원범 부장판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깨끗하게' 무죄를 선고한 대표적 정치판사였다"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한 주간지에 한 전 청장, 임 전 의원 판결에 대해 법학교수로서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내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없고 진술만 있는 상태에서 엇갈린 판단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당시 글에서 "재판부는 이명박 정권의 노무현 죽이기의 선봉에 섰던 한상률과 이에 맞서 싸웠던 임종석이라는 정반대 성향의 피고인을 공평하게 대한 것일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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