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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거주이전의 자유를 잃어버린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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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홍철 전 인베스트코리아 커미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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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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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거주이전의 자유를 잃어버린 한국인
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이동인구는 전년대비 7.6%나 줄어든 14.9%였다. 70년대 초 산업화와 더불어 본격화된 인구이동이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거주이전을 꺼리는 노년 인구가 늘고 이주가 잦은 청년층은 취업난으로 이사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진 것도 그 이유지만, 주된 원인은 주택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헐값으로도 집을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가 보유율이 55% 미만이므로 거주이전 수요는 늘 있고 따라서 집값이 대폭 하락하면 주택매입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향후 주택가격이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매입자들은 매입시기를 늦추며 매매 대신 전·월세시장을 찾고 있어 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월세는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매매가 되지 않으니 집을 팔아 담보 대출을 상환하려는 국민은 부채상환은 커녕 늘어나는 빚에 하우스 푸어 신세이며, 가계부채가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염려스러운 것은 주택경기 침체로 이사관련 사업이 동반 침체되어 경기회복을 늦춘다는 경제적 측면이 아니다. 이사가 어려우니 대한민국 국민은 천부인권인 거주이전의 자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거래로 부를 축적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부동산 시장을 압살한 정책은 건설회사 CEO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고도 땜질 처방만 있었을 뿐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 처방은 시도되지 못했다. 생산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부동산을 상거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강력한 규제가 계속되면 국민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 내국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을 허용하는 경제에서 주택거래만은 꽁꽁 묶어두겠다는 발상은 반시장적이다.

현재 전국민이 겪고 있는 거주이전 자유 행사의 어려움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청년 취업난 해소 등 경제정책의 종합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먼저, 부동산 시장의 가격기능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풀고,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을 조절하며, 다주택 보유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고 보유주택의 임대를 장려해 임대시장에서 민간부문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주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집값을 묶어두는 이념적 접근으로 부동산 문제를 푸는 한 거주이전 자유의 회복은 요원하다.

자동차는 여러 대를 소유해도 추가적인 세금부담이 없고 매입 후 곧 되팔아도 되나 주택은 한 채 이상 사거나 구입 후 일정 기간 내에 매각하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생각은 재고되어야 한다. 기술의 발달로 주택공급도 일반 재화의 공급만큼 대량으로 신속하게 이뤄지므로 주택시장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에 따라 검토할 때가 되었다. 빅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전산화된 세무행정 아래서는 더욱 그러하다. 부동산 버블도 없는 데 투기근절을 넘어 부동산 거래를 얼어붙게 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을 방치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며 지나치게 이념적이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떠오른 가계부채나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의 채무 등 각종 부채문제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새 정부는 국민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정책에 대한 명분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주이전의 자유를 국민에게 되돌려줄 수 있도록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대전환하기 바란다.
부동산 관련 각종 금융규제가 부동산 버블을 방지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의 피해를 줄여줬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의 빙하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DTI, LTV 규제는 경기침체 탈출의 발목을 잡을 뿐이다. 미국, 일본이 경기불황 아래 실시중인 자국통화의 양적완화 정책은 인플레 허용의 다른 이름일 뿐임을 직시해야 한다. 과도한 인플레가 아닌 적당한 인플레는 각 경제주체의 발걸음을 빠르게 해 경제성장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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