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이슈 칼럼]고환율 드라마는 끝까지 시청해야 한다

머니투데이
  • 배선영 한국수출입은행 감사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VIEW 25,894
  • 2013.02.21 09:04
  • 글자크기조절

[배선영의 '시장의 비밀']한국에 필요한 환율정책(1)

[편집자주] <연재순서> (1) 고환율 드라마는 끝까지 시청해야 한다 (2) 고환율 처방의 약재는 쓰고 독하다 (3) 외환보유고 쌓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 (4) 적정 외환보유고에 관한 오해와 진실 (5) 토빈세 도입은 소탐대실하자는 것이다! (6) 외환보유고 쌓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환율(換率)에서의 ‘환’은 교환행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외환(外換; foreign exchange), 즉, 외국통화를 가리킨다. ‘율’은 가격을 뜻한다. 그래서, 환율은 ‘외국통화의 가격’을 말한다. 외국통화를 달러화로 대표시킨다면, 1달러를 사려 할 때 지급해야 하는 우리 돈의 양, 즉, ‘달러값’이 환율인 것이다.

‘달러값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고환율. 이 단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높여 전반적인 고물가로 연결된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의 일반국민에게는 지출 증가라는 부담을 준다.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물가만 오르니,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통스러워진다. 수출은 늘어날지 모르지만, 그 과실은 주로 대기업에게 돌아간다. ? 경제학자건 정치인이건, 고환율을 반대하는 논객들은 이런 장면만을 찍어 놓는다.

그들은 그 다음 장면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사실, 고환율 드라마는, 앞부분은 자극적이어서 흥행성이 있지만, 뒷부분은 학술적이어서 어차피 시청자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어쨌든, 반대론자들이 틀어 주는 앞쪽 장면만을 계속 보게 되는 대다수 국민들은 고환율을 적대시하게 된다.

필자는 그동안 고환율 드라마의 그 ‘재미없는 뒷부분’에 중점을 두어 저술 또는 강의하는 일을 많이 해 왔다. 인기 없는 일인 줄은 알지만, 경제학자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그래 왔던 것이다. 그런 ‘뒷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고환율은 수출을 증가시키고 수입은 감소시킨다. 그래서, 경상수지 흑자를 가져다 주고 국민소득을 증대시켜 준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분을 외환보유고 증대로 이어지게 해 국가신용도도 높여 준다. 고환율이 유지될 때, 우리 수출기업들은 수익의 재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도모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우리 경제의 대외적 성장기반이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 수출기업들의 그 재투자는 대내적으로도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져 국민소득 증가 및 잠재성장률 제고에 기여한다.

그리하여, 고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상대적 고물가로 소비자 입장의 일반국민을 다소 고통스럽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들로 하여금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많은 소득으로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당장에는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손톱 밑의 가시’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일자리 창출의 씨앗’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경제에 고환율은 오히려 축복이다. 고환율 드라마는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시청해야 한다!

저환율은 정확하게 위와 반대되는 과정을 진행시킨다. 물가는 조금 낮아지지만, 수출이 줄고, 외환보유고가 줄고, 소득이 줄고, 일자리마저 준다. 외환위기 가능성만 늘어난다. 실제로, 우리가 겪었던 1997년의 외환위기[‘IMF사태’]도 그 이전 수년 동안 시행된 저환율정책의 결과였다. 중산층을 붕괴시키고 서민들을 질곡에 빠트린 것이 되레 저환율이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에 필요한 환율정책의 큰 틀이 어떤 것인지는 자명해진다. 감당할 수 있는 한 가급적 높은 수준의 환율을 용인 또는 유도하는 ‘고환율정책’이 그것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을 보면,
“신언불미(信言不美), 미언불신(美言不信).”
이라는 명언이 나온다. “믿을 수 있는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을 수 없다.”라는 뜻이다.

경제현실의 대부분은 아름다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에 해당한다. 그래서, 진정한 경제학자를 자임하는 저자로서는 이하의 글에서도 아름다운 말은 거의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대신에, 믿을 수 있는 말은 많이 해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월 350만원 상납, 배민만 돈 번다"…손에 쥐는 돈은 겨우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다음 언론사 홈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풀민지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