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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칼럼]고환율 처방의 약재는 쓰고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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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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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영의 '시장의 비밀']한국에 필요한 환율정책(2)

[편집자주] <연재순서> (1) 고환율 드라마는 끝까지 시청해야 한다 (2) 고환율 처방의 약재는 쓰고 독하다 (3) 외환보유고 쌓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 (4) 적정 외환보유고에 관한 오해와 진실 (5) 토빈세 도입은 소탐대실하자는 것이다! (6) 외환보유고 쌓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필자는 믿을 수 있는 말을 많이 해 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믿을 수 있는 말은 아름답지 못하니 행여 듣는 분들의 귀에 거슬리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통일제국 진(秦)나라의 폭정에 반기를 든 여러 세력이 연합군단을 구성했다. 그 중의 한 부대를 이끌던 유방(劉邦)이 다른 부대보다 먼저 진나라의 수도 함양을 함락시키고 입성했다. 군단의 영수는 항우(項羽)였기 때문에, 유방은 즉각 성 밖으로 군대를 물리고 항우의 도착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궁궐 안의 보화와 미녀에 눈이 먼 유방은 “여기에 머무르겠다.” 하고 우겼다.


그러자, 장량(張良)이 다음과 같은 취지로 간했다. “당신이 천하를 원한다면, 상복을 입고 백성을 위로해 앞으로의 자산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야 할 터에 진나라를 망하게 한 향락에 안주하려 하다니, 그것은 안 됩니다!” 칼을 들고 있는 주군에게 직언하는 일은 위험하다. 장량은 그 위험을 무릅썼던 것이다. 유방은 마음을 바꾸었고, 후일 힘을 길러 항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한(漢)나라 황제로 등극했다.

당시 장량이 자신의 간언에 공자(孔子)의 격언을 원용해 덧붙인 다음의 말이 인상적이다.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하는 데에 이롭고, 독한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에 이롭습니다.” (忠言逆耳利於行, 毒藥苦口利於病.)

필자로서는 이번의 글들이 한국경제를 위한 ‘독한 충언’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당국으로서 각각 외국환평형기금과 통화계정을 통해 외환시장에서 거액의 외환을 사고팔 수 있다. 외환당국이 외환을 매수한 뒤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형태로 보유하면, 그것이 외환보유고 증가분이 된다. 이 과정을 ‘외환보유고 쌓기’라고 표현하기로 하겠다. 역순의 과정이 진행되면 외환보유고가 감소한다.

한편,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외환공급[달러매도]과 외환수요[달러매수]를 균형시키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물론, 외환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환율이 하락하고, 외환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환율이 상승한다.

단순화해서 말할 때, 외환공급의 원천은 수출, 자본유입, 외환당국의 매도로 구성되고, 외환수요의 원천은 수입, 자본유출, 외환당국의 매수로 구성된다. 그래서, 자본유출입과 외환당국의 매매가 전혀 없다면, 환율은 항상 수출과 수입을 일치시키는 ‘경상수지균형환율’로 결정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본유출입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외환당국의 매매는 여전히 없다고 할 때, 자본유출[외환수요 요인]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에는 환율이 ‘균형환율’보다 높은 ‘고환율’로 결정되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고, 자본유입[외환굥급 요인]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에는 환율이 ‘균형환율’보다 낮은 ‘저환율’로 결정되어 경상수지가 적자가 된다.

그렇다면,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경상수지 흑자의 상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늘 자본유출이 자본유입보다 많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본유입이 자본유출보다 많은 경우도 얼마든지 생긴다. 그런 경우에 정책당국이 경상수지 흑자 도모를 위해 ‘고환율’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자본유출을 늘리기 위해 해외투자를 촉진하는 방법, 자본유입을 줄이기 위해 토빈세 같은 것을 부과하는 방법, 중앙은행이 이를테면 양적 완화를 추진해 통화량을 늘리는 방법, 외환당국이 직접 외환시장에서 외환을 매수하는 방법[외환보유고 쌓기] 등이 그것들이다.

명의(名醫)라면 이들 가운데 어느 것을 약재로 선택할까? 마지막 네 번째 것이다. 쓰고 독하기는 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후술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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