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17년간 성관계" 기소된 양아버지 '무죄' 왜?

머니투데이
  • 최우영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49,693
  • 2013.03.07 16:45
  • 글자크기조절
  • 댓글···
"17년간 성관계" 기소된 양아버지 '무죄' 왜?
서모씨(34·여)는 15살이던 1994년 2월부터 친아버지의 손을 떠나 윤모씨(65) 밑에서 자랐다. 재혼한 친아버지의 폭력성향과 가정불화 때문. 윤씨는 서씨와 서씨의 남동생을 키워주는 조건으로 매달 400만원씩을 받았다.

서씨의 아버지가 '형님'으로 모시며 믿고 딸을 맡긴 윤씨였기 때문에 서씨도 아저씨를 '아버지'로 부르며 윤씨를 따랐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이내 정상적인 부녀관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서씨가 윤씨와 함께 살던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 마루에서 잠을 자기 위해 누워있던 1994년 봄, 윤씨는 서씨와 성관계를 맺었다.

서씨가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17년 동안 윤씨와 성관계가 이뤄졌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윤씨의 집착도 심해졌다. 윤씨는 서씨가 외출할 경우 누구와 언제 만나는지를 확인했다. 외출한 이후에도 수시로 전화로 확인하고 통행금지시간을 철저히 지키게 했다. 대신 2000년 11월에는 현금 2억원을 물려준다는 유서를 써주고, 2006년 11월에는 송파구 가락동의 15평형 아파트를 물려주겠다는 유서를 만들어 마음을 달래줬다.

서씨의 친아버지에 대한 험담도 지속됐다. 윤씨는 서씨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매일 학교에 태워다주면서 차 안에서 "너는 혼자 살아야 한다. 결혼해봤자 네 아빠처럼 이혼하는 거고 너 맞고 살 것이 뻔하다. 나는 그거 못본다"는 등의 말을 수시로 해 서씨가 독신으로 살도록 유도했다.

서씨가 윤씨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은 것은 같이 산 지 17년 가까이 지난 2010년. 서씨는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윤씨를 처벌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김창형 판사는 피보호자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공소장에 언급된 각각의 간음이나 추행 당시를 볼 때 강제로 성관계가 이뤄졌다는 구체적 사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2억원, 아파트 관련 유서도 성관계와 관련이 없는 것을 보인다"며 "서씨가 신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성교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의 사리판단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서씨는 법정에서 "'하기 싫다'고 하는데도 윤씨가 억지로 팔을 잡고 방으로 가서 앉히거나 눕혔던 경우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서씨가 거부의사를 분명히 표시하면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기에 위력을 이용한 성관계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법정에서 이뤄진 서씨의 발언을 토대로 '위계에 의한 간음 또는 추행'이 아닌 이유를 꼽았다.

우선 "윤씨가 성관계 당시 콘돔을 쓰지 않는 대신 가임기 여부를 서씨에게 물어 철저히 확인했으며 가임기에는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윤씨가 서씨와 함께 살 당시 한번도 폭행이 없던 점, 욕을 한 적도 없는 점, 서씨 역시 윤씨나 윤씨의 부인에게 대들거나 화를 낸 적이 없는 점도 고려됐다.

또 서씨가 성관계를 거부한다고 해서 용돈이 끊긴 적이 없는 점, 서씨의 방에 인터넷전화기가 설치돼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었으며 영화 또는 공연관람을 위한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점, 고등학교 때나 성인이 된 뒤 서씨의 친구들이 윤씨의 집에 놀러온 점도 '위계에 의한 간음'이 아니라는 근거로 쓰였다.

서씨가 윤씨의 생일과 어버이날에 속옷 등 선물을 했으며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가끔 골라주기도 했고 다정하게 셀카를 찍으면서 손으로 'V'표시를 한 점, 서씨가 윤씨에게 전화나 문자로 "보고싶어요. 사랑해요"라는 말을 가끔씩 한 점 등도 확인됐다.

서씨가 윤씨의 부인에 대해서 적대감을 갖고 있다 2011년 9월 가락시장역 지하도에서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점도 인용됐다.

한편 윤씨는 2010년 6월부터 10월까지 박모 여인과 함께 살면서 불륜 관계를 맺었다. 서씨는 이 사실을 같은해 12월 알게된 뒤 윤씨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 서씨는 법정에서 "박씨와 윤씨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친아버지로부터 듣지 못했다면 이 사건 고소도 하지 않고 계속 지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