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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파산… 오세훈과 싸우던 주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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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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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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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세권 개발 파산 소식에 서부이촌동 주민 "여기선 더 이상 살기 싫다"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 벽면에 용산역세권 개발 관련한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송학주 기자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 벽면에 용산역세권 개발 관련한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송학주 기자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주주 갈등이)원만히 해결돼 잘 될 것이라더니 이럴 줄 알았다. 더 이상 이 동네에는 미련도 없다. 정리만 되면 집 팔고 바로 여길 뜰 생각이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주민 이모씨)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사업 대상지인 용산구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혼란은 '멘붕(멘탈붕괴)' 수준에 이르렀다.

 13일 서부이촌동(이촌2동) 일대는 갑자기 불어온 차가운 봄바람 만큼이나 냉랭한 분위기였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최근까지 발표된 협상 타결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아침 일찍 들려온 파산 소식에 망연자실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용산구 이촌2동 대림아파트 주민 김모씨는 "5년 넘게 보상만을 믿고 기다려온 사람들은 이제 갈 곳이 없다"며 "사업 주체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서로 자기 이익만 챙기려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부이촌동 도로 곳곳에 용산역세권개발 반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
↑서부이촌동 도로 곳곳에 용산역세권개발 반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
 ◇주민들 "차라리 잘 됐다" vs "앞으로 어쩌나"
 서부이촌동은 현재 철거 대상인 대림·성원·동원·시범·중산아파트와 일대 단독주택, 상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이름으로만 10개 넘는 단체가 활동 중일 정도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일부 주민들은 용산역세권 개발이 파산된 게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다. 대림아파트 생존권사수연합회 관계자는 "이만큼 기다렸으면 됐지 언제까지 기다리게만 할 것이냐며 "서울시는 이제 서부이촌동을 개발 대상에서 빼고 그동안 개발 계획으로 피해 본 것에 대해 피해보상을 해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은 사업이 무산돼 시행사가 약속한 보상에 차질이 빚어지면 개인 파산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보상액만 믿고 수차례에 걸쳐 담보대출을 받아 생활용도나 생업에 사용한 주민들이 많아서다.

 서부이촌동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원모씨는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이 주택 거래를 하지 못해 대출을 받아 살다보니 '깡통주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여기서 그만두면 용산사태와는 비교도 안될 제2의 용산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서부이촌동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송학주 기자
↑영업을 하지 않는 서부이촌동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송학주 기자
 ◇"그동안 입은 피해 누가 보상해주나…"
 이런 상황에 부채와 대출이자를 견디지 못해 경매로 내몰리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매 절차에 돌입한 서부이촌동 물건은 100여건을 웃돌았다.

 개발구역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주민은 2300여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6년 가까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었다. 2007년 8월 입주권을 노린 투기세력을 감안, 서울시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이주대책 기준일'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된 경매에서는 3~4차례 유찰은 물론이고 감정가 7억5000만원짜리가 4억8000만원에 낙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개발이 안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촌2동 인근 P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부이촌동은 2007년 8월 전후로 9.9~13.2㎡짜리 연립주택 가격이 3.3㎡당 2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며 "지금은 거래가 안돼 가격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개발 지구에서 해제되면 전용 84㎡ 아파트가 5억~6억원선에 형성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 벽면에 용산역세권 개발 관련한 반대 문구가 벽에 새겨져 있다.ⓒ송학주 기자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 벽면에 용산역세권 개발 관련한 반대 문구가 벽에 새겨져 있다.ⓒ송학주 기자
 여기에 개발 계획을 믿고 미리 대출받은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소송에 나설 경우 손해배상금액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민들은 이주대책일을 지정해 주택거래를 막은 서울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세대· 단독주택 주민들이 모인 지번보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31조원짜리 사업이 단돈 몇 십억원이 없어 멈춘다는 게 말이 되냐"며 "정부가 발을 뺀 상황에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할지, 아니면 사업 시행사인 코레일이나 롯데관광개발에 보상을 요구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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