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일본여행 '폭발' 4월 완판 상품도 '속속'

제주항공은 1일 현재, 이달 일요일 오사카-서울(김포·인천) 구간 항공권이 전 좌석 매진됐다. 연휴가 낀 주말이 매진 사례를 겪는 일이 흔하지만 이번처럼 4주 연속 매진은 매우 드물다. 특히 일본의 예약 집중 시기는 통상 2주 전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일본여행은 비자도 필요 없어 이번 주말 여행을 지금 결정해도 훌쩍 떠날 수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오사카를 필두로 일본의 주요 관광지 항공권과 여행상품들이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는 추세다.

윤예일 제주항공 과장은 “전통적으로 왕벚꽃 개화시기인 3월말 4월초에 여행수요가 많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엔저효과까지 더해 여행객이 급증했다"며 "오사카 뿐 아니라 나고야와 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이 모두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에 취항하고 있는 또 다른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과 피치항공도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이스타는 하루 2편, 피치는 하루 3편을 취항하고 있는데, 양사 모두 주일 복귀편의 경우 90%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특가일 때는 오사카 국제선 항공권을 17만원(준세금 포함)에도 살 수 있었지만, 현재 남은 요금은 50만원까지 치솟았다.

김우걸 피치항공 이사는 “단기 주말여행하면 금·토·일요일 2박3일 패턴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토·일·월요일로 다녀오는 이들도 많아지는 추세”라며 “조기예약할인(얼리버드) 구매가 아니라면 동일구간이 지난해보다 15만~25만원 정도 높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요급증 때는 대한항공이 LCC보다 저렴해지기도
대한항공의 경우도 일본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사카 노선의 경우 LCC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강세 노선인 도쿄의 4월 예약률은 지난달까지 주말 기준으로 78%를 기록하고 있다. 예약률이 두 번 째로 높은 나고야 역시 4월 주말 기준으로 72%이며, 일본 전체의 4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대비 31%가 증가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항공요금 체계는 같은 항공편이라도 조건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하고 있는데, LCC의 남아있는 항공요금이 일반항공사의 낮은 요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졌다”며 “4월 들어서는 가격비교를 통해 마일리지 등 혜택이 있는 대한항공 등 일반항공사로 유입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행사들도 일본 여행 판매가 부쩍 늘어났다. 다른 지역 상품은 전년대비 증가세가 높아봐야 20% 정도지만 일본은 40~60%가 대부분이다. 하나투어 (57,500원 0.00%)는 4월에 출발하는 일본여행 예약이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오사카의 경우 무려 187% 증가라는 폭발적인 예약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전문 여행사로 꼽히는 여행박사 역시 전년동기 대비 일본 전체는 40%, 오사카는 76% 증가했다.

하나투어 일본사업부 관계자는 “출장 수요와 달리 관광객은 지진·방사능에 대해 민감한 편으로, 지난해부터 수도 도쿄를 대신해 일본여행 일번지가 오사카로 바뀌었다”며 “오사카는 가까이에 교토가 있고, 저가항공사(LCC) 취항으로 특가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심원보 여행박사 홍보팀장은 “엔저라고는 해도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아닌데도, LCC 특가와 더불어 입소문이 잘 난 거 같다”며 “올해는 도쿄 나리타가 항공 자유화되면서 취항특가가 대거 출시될 예정인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도쿄여행도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