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적자전환 '쇼크'…1Q 영업손실 2189억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공격적인 수주영업을 펼쳐온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사장 박기석)이 저가수주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발생,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6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21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조5159억원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했고 순손실은 18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새롭게 진출한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일부 프로젝트에서 원가율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엔지니어링 설명이다.

　특히 올해 완료되는 미국 다우케미컬의 염소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의 철강 프로젝트에서 예상되는 3000여억원의 손실을 이번 실적에 반영한 것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추가원가에 대해선 사업주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리스크 발생인지 시점에 보수적 관점으로 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들어 중동과 아시아시장에서 석유화학, 정유, 가스의 화공플랜트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동 등 주력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프로젝트에서 저가수주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특히 2009~2012년 사이 해외에서 총 304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으며 이번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다우케미컬 염소프로젝트(2010년)와 마덴 철강프로젝트(2011년)도 이때 따낸 공사들이다. 국내 경기 불황으로 건설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하던 시기와 맞물리며 저가수주의 우려가 높았다.

　문제는 선급금 입금 등으로 실적 개선효과가 나타나는 사업초기와는 달리 저가수주로 인한 손실은 대부분 프로젝트 후반기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앞서 GS건설 (14,300원 ▲30 +0.21%)도 준공을 앞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루와이스 현장 등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올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해외 수주로 확보한 공사에서 수천억원의 원가 손실이 발생해 그룹 차원에서 점검을 받았다. 증권시장에선 이미 실적 부진을 예감하고 있었다. 지난 1월30일 16만1500원으로 연중고점을 찍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이후 연일 저점을 갱신하는 등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연고점 대비 43.9% 급락한 9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단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수주에 따른 피해는 일부 프로젝트에 국한된 문제일 뿐이란 입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자체 점검결과 다른 프로젝트들은 계획대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2분기까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후에는 수익성을 회복해 올해 흑자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전망치를 통해 올해 세전 이익은 3500억~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수주 목표치는 14조5000억원, 매출은 11조6000억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리스크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개선, 경쟁력차별화 등 내실 경영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