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금감원 "보험사, CRO 임기 보장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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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지 기자

더벨|이 기사는 04월16일(08:3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사에 리스크관리 최고책임자(CRO)의 임기보장을 권고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대다수 보험사가 여전히 CR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해 7월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체제 현황을 조사한 뒤 취약점과 개선사항을 담은 공문을 같은 해 9월 발송했다. 조사대상은 별도의 리스크관리위원회 존재 여부, CRO 임기보장 여부, 리스크관리 전담조직 존재 여부 등이다. 조사 기간은 최근 2년 간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CRO의 평균임기는 1.7년에 불과해 대부분 보험사의 CRO 임기가 지나치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CRO 임면권을 대표이사가 보유하거나, CRO가 리스크관리 관련 사항을 위원회에 직접 보고하지 않고 대표이사를 거치는 곳도 다수였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CRO 자격요건을 내부규정에 명시하지 않았다.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CRO의 성과평가에 영업실적 관련 지표를 반영한 곳도 있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CRO의 성과평가에는 영업수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은 제외해야 바람직하다"며 "일부 보험사가 이러한 지표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투자 의사결정 시 충돌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재무담당임원 또는 선임계리사가 CRO를 겸직한 곳도 다수였다.

금융감독원은 각 사에 보낸 공문에서 △CRO의 일정 임기 보장 △CRO 임면권을 이사회가 보유 △CRO가 위원회에 직접 보고 △CRO에 대한 자격요건을 규정 △CRO 성과평가 시 영업실적과 연관된 평가 요소 제외 △CRO의 겸직제한 등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CRO를 두는 것은 감독 규정상 의무화되어 있지 않고, 내부 사정에 따라 CRO 인사 결정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각사에 개선점을 권고했다"면서도 "CRO가 역할에 충실하려면 기업 차원에서 이들의 독립성, 전문성,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고려해 위험관리 관련 감독규정을 보완할 방침이다.

표_위험관리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