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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보도연맹사건" 유족 손배소 파기환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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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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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선고 공판이 열리고 있다.  News1 박지혜 기자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선고 공판이 열리고 있다.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부역혐의자로 경찰에 끌려가 행방불명되거나 사살된 '진도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에 대한 판단기준을 정리해 공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병대)는 16일 1950년 인민군 부역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행방불명된 박모씨와 사살된 곽모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4억4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낸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소한의 증거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만을 토대로 판단한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 과거사와 관련한 국가배상소송의 심리·판단 기준을 크게 4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첫번째는 과거사와 관련한 국가배상청구 방법에 대한 사항이다.

대법원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당시 피해사건을 일괄적으로 정리한 만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 신청을 한 경우에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실규명신청조차 하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허용돼 국가배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원심은 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정리위원회 조사보고서의 사실을 그대로 확정하기에 곤란한 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추가 증거조사를 통해 국가에 의한 희생자가 맞는지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 국가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10년이 지났으므로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국가가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를 판단하려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했을 것 등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번에 '상당한 기간'을 '정리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때로부터 3년'으로 제한했다.

국가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지나 소멸된다.

대법원은 "국가가 과거사정리법이란 특별법을 제정해 국가의 피해회복조치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했다"며 "권리행사의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해 단기간으로 제한해야 하고 연장하더라도 아무리 길어도 민법 766조에서 규정한 단기소멸시효기간인 3년을 넘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건이지만 법원마다 들쑥날쑥인 위자료 액수와 관련해 대법원은 기존에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건의 위자료 액수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전후 희생사건은 피해발생 시기로부터 60여년이 지났고 과거사정리법도 피해의 일률적인 회복을 지향하며 피해자의 숫자가 매우 많고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대법원은 이번 사건과 비슷한 사건에서 피해자 본인은 8000만원, 배우자 4000만원, 부모·자녀 800만원 등으로 위자료를 산정했다.

반면 이번 사건에서 원심은 피해자 1억원, 배우자 5000만원, 부모·자녀 1000만원 등으로 다소 높게 결정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산정 결과가 법원의 재량을 넘어섰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며 원심이 판결한 위자료 액수를 인정했다.

한편 박씨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재판에 참관했다는 이유로 인민군이 퇴각하고 전남 서남부 지방을 수복한 경찰에 연행돼 구금됐다. 같은해 11월 경찰에게 끌려나간 박씨는 행방불명이 됐다.

곽씨는 인민군 부역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구금되다 1950년 10월 고군면 오산리 저수지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6년 박씨 유족 등으로부터 진실규명 신청을 접수받아 조사를 벌인 뒤 2009년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씨와 곽씨가 사망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희생자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유족들이 원할 경우 잘못된 공식기록을 정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진도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고인들을 사살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는 유족들에게 총 4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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