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가면쓰고 스마트폰 털이 10대들 검거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경기 일대에서 17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대리점에 침입, 1억여원 상당의 스마트폰 130여대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중학생 이모군(15)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군(15)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사진=영등포경찰서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스마트폰 대리점을 털어온 10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경기 일대에서 17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대리점에 침입, 1억여원 상당의 스마트폰 130여대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중학생 이모군(15)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군(15)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송모군(15) 등 잡히지 않은 5명에 대해서는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 13명은 지난달 21일 오전 4시10분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최모씨(29)의 휴대전화 판매점을 문을 밀쳐 여는 방법으로 침입해 187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 23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군 등은 유사 방법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달여동안 서울, 경기 일대를 돌며 17차례에 걸쳐 1억1457만원여 상당의 스마트폰 135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 등은 가출 청소년으로 서로 비행하다가 알게 된 사이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에 앞서 모텔이나 공원 등에서 문을 여는 역할, 망을 보는 역할, 스마트폰을 훔치는 역할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 등은 범행대상을 정하기 위해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 '휴대전화대리점'이나 '휴대폰아울렛'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도앱의 현장사진 보기 기능을 이용해 범행이 용이한지 판단, 택시로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당은 주로 대리점의 문을 흔들어 잠금장치를 부수는 방법으로 범행했고, 벽돌을 던져 출입문의 강화유리를 깨고 침입하기도 했다. 범행 전에는 스마트폰을 담을 종이쇼핑백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군은 특수절도 등 전과14범으로 일당 상당수가 동종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들은 주거지가 등록된 안산에서 활동하다가 얼굴이 알려진 것을 이유로 서울, 경기 부천 등으로 범행 장소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새 장소에서 범행을 시작한 이군 등은 처음에는 CC(폐쇄회로)TV에 얼굴이 노출될 것을 꺼려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범행하다가 타지라는 것을 고려해 후드모자를 쓰는 식으로 대범해진 것으로 확인했다.

또 일당은 비상벨이 설치된 대리점도 범행 대상으로 꺼리지 않았고, 벨이 울린 후 경찰 등이 출동하기까지 3~5분의 시간이 소요된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장물업자에게 팔아 돈을 챙긴 이군 등이 "생활비와 노래방 등의 유흥비, 또 문신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검거된 8명을 대상으로 여죄를 파악하는 한편 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구입한 장물업자와 쫓고 있는 공범들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