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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칼럼] 우리금융 민영화에 던지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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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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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칼럼] 우리금융 민영화에 던지는 질문들
국민의 돈을 들여 구명을 한 우리금융지주에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일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이번에는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직을 걸었다. 비장한 각오다. “가격보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관련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는 공감이 간다. 더 이상 질질 끌지 말고 민간의 새 주인을 찾아주고 정부도 들인 돈을 빨리, 최대한 많이 빼내가는 게 윈윈하는 해법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점도 간과돼서는 안 된다.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 금융의 민영화는 한국 금융의 대계(大計) 위에서 지혜롭게 추진됐으면 한다. 금융 위기 이후 금융의 방향타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독자적인 성장 논리를 가지고 가다가 사고를 치기보다 실물을 지원하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라는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것인지 금융 산업은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는 듯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금융대형화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자회사를 미리 쪼개 판다고 하지만 우리은행이 다른 은행의 품에 들어간다고 보면 은행 대형화 이슈는 여전히 남는다.

정부는 대형화가 은행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하지만 솔직한 질문을 던져보자. 덩치가 커지면 국제 경쟁력이 정말 커지는가? 그동안 한 살림을 차린 두 은행의 통합은 얼마나 세계무대에서 깃발을 올리는 힘이 됐는가?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력이 커져 기업과 소비자들이 더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는가? 시장에서 얘기되듯이 만약에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과 한 식구가 된다고 가정해보자.

두 은행의 가계 대출 비중은 각각 45.8%와 54.3%이다. 가계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두 은행이 한 간판 아래 뭉친다고 국제무대에서 기업금융의 강자가 될 수 있는지, 덩치가 커진 후 높아진 경영 효율성의 혜택을 국내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지, 일 자리가 강조되는 시기에 두 금융기관의 인수나 합병이 양질의 일자리 감소를 가져오지 않을 것인지, 정부는 민영화의 가속장치를 밟기에 앞서 분명하게 답을 줘야 한다.

실무적으로 쉽지 않은 이슈들도 있다. 정부 지분 57%를 말 그대로 매각해 빠르게 현금화하는 게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가로도 6조 원에 가까운 목돈이 들어가는 데 이를 현금으로 속 시원하게(?) 지불할 경우 인수하는 측은 BIS 비율이 하락, 재무 건전성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대금을 주식으로 받는 걸 상정해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실질적으로 민영화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할 때처럼 정부가 새 법인의 주식으로 매각대금을 받고 순차적으로 지분을 내다파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하는 얘기도 나온다. 어떤 방법을 취하든 정부가 얘기하는 ‘속도’ 그 자체에 걸림돌이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 또한 정부의 입장이 궁금하다.

자회사를 쪼개 판다는 표현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어폐가 있다. 자회사는 정부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금융지주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매각 대금은 고스란히 우리금융의 호주머니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금융의 사업영역만 줄어들 뿐 자산 덩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가 배당을 통해 매각대금을 받아가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는 것이다.

우리금융. ‘우리’라는 이름이 지어질 때부터 이 일반적인 인칭 대명사에 대해 저작권을 행사해 기업이름으로 쓸 수 있는지 말이 많았다.

민영화 논의가 시작된 이상 국민경제와 금융 산업,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이 찾아지기를, 민영화 자체보다 그 해법에 ‘직’을 걸기를 기대한다. 자칫 ‘우리’금융이 아니라 ‘너희네’금융이라는 핀잔을 들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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