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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추징에 노태우-동생-전 사돈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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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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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  News1
노태우 전 대통령. News1



노태우 전 대통령(81)이 조성한 불법 비자금을 놓고 '집안 싸움'이 한창이다. 노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 231억원의 집행을 둘러싸고 서로의 재산에 대한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고 검찰 수사와 법정공방도 진행중이다. 때문에 훨씬 더 많은 1672억원을 미납해 검찰이 집행전담팀까지 꾸린 전두환 전 대통령보다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78)는 13일 채동욱 검찰총장 앞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대검 민원실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와 사돈지간이었던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에게 맡겨진 재산을 환수해달라는 김씨의 요청이 담겨있다.

김씨는 또 탄원서에서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은 추징금 미납이란 비난과 가족들 간의 재산분쟁이란 불명예를 지게 됐다"며 "추징금을 완납하면 다른 재산에 대해서는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우씨측은 "노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재산은 놔두고 우리 보고 내라는 건 순서가 아니다"며 "주채무자는 노 전 대통령"이라고 반발했다.

재우씨의 변호인인 이흥수 변호사는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집을 압류하고도 15년이 넘게 집행하지 않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재산을 처분하고도 추징금을 다 내지 못하면 그때 우리가 내는 것인데 순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전 회장에게도 공평하게 집행해야 한다"며 "재우씨는 나라에 지급해야 할 120억원 가운데 53억원을 냈지만 신 전 회장은 230억원 가운데 5억여원 정도밖에 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숨겨 놓은 비자금이 30억여원 더 있다고 폭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필지 두 곳 중 하나를 아들 재헌씨에게 무상으로 이전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돈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란 내용이다.

또 노 전 대통령과 재헌씨 명의로 돼 있는 대구의 아파트 2채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매입한 것이며 연희동 필지와 합해 총 30억여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동생에게서 찾아가라', '주채무자인 형 먼저 내라' 등 형제간 다툼은 이같은 폭로전 외에도 이미 검찰 수사와 법정소송 등으로 진행돼 왔다.

노 전 대통령과 재우씨가 다투는 돈은 120억여원이다. 노 전 대통령은 "120억원을 추징금으로 내야 하는데 동생이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검찰에 탄원했다. 동생과 조카를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

이 120억원은 지난 2001년 정부가 재우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정부측 손을 들어줘 재우씨가 나라에 내야하는 돈이 됐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또다른 소송들의 내용에서 재우씨가 120억원을 내지 않으려 '꼼수'를 부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검찰은 재우씨가 오로라씨에스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제한해 측근들로만 이사회를 구성,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집행을 어렵게 한다며 소송을 냈다. '꼼수를 부린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재우씨는 "국가에 맞서지 않겠다"며 검찰에 소 취하를 요청했지만 검찰은 재우씨가 법정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거절했다.

또 1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재우씨와 오로라씨에스는 지난달 법원이 오로라씨에스 주식에 대한 매각명령을 내린 데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

당시 법원은 "재우씨가 정부에 120억원 이상의 추심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고 아들 호준씨와 장인 이모씨 명의의 주식이 재우씨 소유로 인정된다"며 "집행대상으로 적격"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동생뿐만 아니라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에게도 건네졌다. 역시 이 돈을 놓고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와 신 전 회장의 딸 정화씨가 이혼소송을 벌이면서 이제는 '전 사돈'이 된 신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은 230억원이다.

노 전 대통령은 230억원에 이자를 합한 420억여원을 되찾아달라며 지난해 6월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스스로 비자금의 존재를 실토한 것이다.

여기에는 아들의 이혼을 계기로 이 돈을 찾게 되면 추징금을 완납하고도 100억원 이상의 돈을 보유하게 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검찰은 이 420억원에 대해 계좌추적을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신 전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서면으로 조사중이다.

한편 검찰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가압류하고도 10년 넘게 집행하지 않는다"는 재우씨측 이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연희동 자택 본채 건물을 1996년 3월 가압류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금액이 높은 건부터 순서대로 집행하다보니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액은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 명의인 것으로 알려진 연희동 자택 별채에 대해서는 "만약 아들 명의가 맞다면 곧바로 집행할 수는 없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매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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