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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영화'뫼비우스' 자진삭제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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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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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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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위 지적한 1분40초 삭제..배우 스태프 위해 개봉만 할 수 있길 희망

김기덕 감독
/사진=최부원 기자
김기덕 감독 /사진=최부원 기자
"국내 개봉판에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장면을 자진해서 삭제하기로 했습니다."

영화 홈페이지
영화 홈페이지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신작 '뫼비우스'가 영등위로부터 사실상 국내 상영이 불가능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자 재심의 신청을 하면서 "연출자로선 아쉽지만 국내 개봉을 놓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김기덕필름이 공개한 '뫼비우스 재심의를 결정하면서'라는 서한을 통해 "재분류에서도 제한상영가를 받으면 3개월 후 재심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배급 예정인 9월 개봉을 놓칠 수가 있어 (원본 그대로) 재분류 심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출자로서 아쉽지만 메이저 영화가 극장을 장악한 현재 배급시장에서 어렵게 결정된 배급을 포기할 수 없다"며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기만을 피가 마르게 기다리는 저를 믿고 연기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마음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도 했다.

이어 "저는 해외시장과 영화제가 있어 영화의 의미를 알리지만 영화에 출연한 신인 배우나 스태들은 국내 개봉을 통해 연기력을 알리고 인지도를 올려 자리를 잡는 것이 숙명"이라며 "조재현 씨의 연기력는 이미 알고 있지만 엄마역과 애인역의 1인2역을 몸을 사리지 않고 열연한 이은우 씨와 정말 놀랍게 아들 역을 해낸 서영주 씨의 연기력은 꼭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기덕필름의 김순모 PD는 이와 관련해 "최근 영화감독조합에서 벌이는 영등위원장 퇴진 운동과는 무관하다"며 "김 감독이 1주일에 걸쳐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도 받아 개봉만이라도 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재심의 신청한 편집본은 영등위로부터 받은 5가지 지적에 근거해 21컷의 장면을 삭제 또는 수정했고 약 1분 40초 가량의 영상이 빠졌다.

김 감독은 "보는 관객 수준에 따라 영화의 줄거리나 장면의 표현이 모호할 수 있으나 성숙한 성인관객들은 충분히 뉘앙스를 추론하며 영화를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뫼비우스는 주연 조연 단역까지 대사가 없는 영화로 온전히 장면으로만 드라마를 이해해야 해 영상이 중요하지만 불가피하게 한국 개봉판을 만들게 되어 그동안 제 영화를 아껴주신 관객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국가가 있고 국민 된 입장에서 법이 정한 개봉 절차를 위해 영상을 제출했다면 판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재분류에서 다시 받을 수 있는 제한상영가 공포가 있고 그럴 경우 배우 스태프 지분을 챙겨주지 못하고, 한국사회에 유해한 영화로 기억되는 것보다는 계획된 시기에 상영하기 위해 자진 삭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제한상영가에 대한 감상적인 항의로 국내개봉을 포기한다 해도 이태리방송을 카피해 국내에 불법 다운되어 관람료를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제 영화 ‘아리랑‘ 처럼 뫼비우스도 그렇게 되면 배우, 스태프들의 지분만 잃게 됨으로 삭제를 해서라도 국내개봉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한국배우와 스태프들과 작업한 이상 국내 개봉은 어떤 경우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 문제가 될 장면을 불가피하게 연출해야 하는 영화의 경우에는 외국 프로덕션에서 외국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여러 단체와 개인이 뫼비우스 제한상영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주신데 깊이 감사한다"며 "뫼비우스의 문제를 넘어 표현의 자유를 통해 근시적인 두려움을 넘어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함께 깨닫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돈과 숫자와 욕망만이 뒤엉킨 이 시대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덕필름에 따르면 뫼비우스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쾌락과 욕망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거세 장면, 어머니와 아들의 성관계 장면 등이 포함됐다.

뫼비우스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자 사단법인 영화감독조합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박선이 영등위원장의 퇴진 요구와 함께 "영화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 등급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합리적 등급분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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