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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슈퍼맨 아닌 '미리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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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팀 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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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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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리내 가게 대표 운영진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

'미리내맨' 김준호 교수/ 사진=김 교수제공
'미리내맨' 김준호 교수/ 사진=김 교수제공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41)는 스파이더맨, 슈퍼맨도 아닌 '미리내맨'이다. 생활 속 기부문화 습관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서스펜디드 커피(맡겨두는 커피) 운동의 국내판 '미리내 가게'의 대표 운영진이다.

그는 대학에서 전기정보제어공학을 가르치며 웹개발자로서 '기부톡' 어플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부톡은 안드로이폰에 설치하면 통화를 할 때마다 기업은행에서 일정금액을 적립해 기부를 하는 어플. 사용자 부담이 없는 생활 속 작은 기부문화습관 장려 프로그램이다.

미리내 가게 설립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기부톡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다. 2012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같은 기업의 기부문화에 대해 해외사례 자료조사를 하던 중 우연히 서스펜디드 운동을 발견하게 됐고 올해 4월 초 기부톡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하게 됐다.

그는 서스펜디드 운동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을 목격했다. 기부톡을 개발하면서 알게 된 기부단체나 지인들을 통해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미리내 가게를 시작해볼만하겠구나. 재밌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교수는 미리내의 취지는 "부담 없는 기부문화 조성"에 있다며 "게임도 재밌으니까 중독이 되는 것처럼 재밌는 기부 문화를 조성하면 실제로 어려운 사람이 생겼을 때 선뜻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리내는 노숙인에게만 편의를 제공하는 가게가 아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가게에서 공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김 교수는 "기부단체도 아닌데 가게 주인이 대상의 용모만 보고 어려운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예전에는 대학가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의 음식값을 모두 내주고 가는 것이 일상화된 문화였다. 이처럼 '미리내'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김 교수가 나눔에 큰 의미를 두게 된 계기는 사회복지과 공무원을 지낸 어머니의 영향도 크다. "꼭 사회보호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만나면 어려우신 분들이 많더라"며 "웹개발자로서 경쟁에서 잘 나가지 못할 때 고민이 많았지만 발상을 전환해 앞이 아닌 뒤를 돌아보게 됐다. 나보다 힘든 사람을 생각해보게 됐다"며 일련의 활동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리내 가게 신청이 들어오면 직접 현장을 찾아가 접수를 받고 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직접 가게를 이미 운영하고 계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더 배우고 오는 게 많다"고 전했다.

이어 "미리내 가게를 신청하는 가게는 대부분 원래 잘 되고 있는 가게여서 딱히 지원할 부분은 없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고 있거나 원래 기부를 많이 하고 있던 가게가 많았다"고 말했다.

"4월 26일 첫 신청을 받은 미리내 가게 1호 경남 산청지점의 경우 가게 대표님의 자제분이 전신마비를 겪으면서 부부가 가게를 보면서 돌보기 어렵게 되자 동네 분들이 순번을 정해 휠체어를 태워 주고 계시더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서로 돕고 돕는 문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고아원이나 복지관에 항상 기부를 하던 음식점은 미리내 가게라는 이름으로 보다 더 부담 없이 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원주의 한 복싱 체육관은 돈이 없어 복싱을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우는 학생들이 공짜라고 하면 부담을 느꼈지만 '누가 돈을 대신 내주고 갔으니 너는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하자 학생들이 부담 없이 배우고 가게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남 산청에서 시작, 서울 지역 7군데, 원주지점 등을 포함한 미리내 가게는 두달만에 전국에 20여지점이 생겼다. 미리내 자료를 전수한 경남 거창의 9군데 가게도 포함하면 30여 지점으로, 앞으로도 40개 지점이 더 오픈될 예정이다.

미리내 가게마다 운영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쿠폰도장문화가 발달된 서울지역에서는 미리내 쿠폰 하나당 1000원씩 해서 5개는 5000원, 10개 1만원 단위로 손님들로부터 '미리내'는 후원을 받고 있다. 쿠폰함에 들어온 액수만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미리내 가게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부산의 미리내 카페는 10개 쿠폰을 구입하면 가게 차원에서 1개를 무료로 더 내준다. 경남 산청의 미리내 가게는 쿠폰함에 동전 같은 잔돈도 받고 있다. 쿠폰도장문화가 익숙지 않은 지방의 경우는 쿠폰함에 메뉴 이름을 적어 넣기도 한다. 메뉴를 자신의 입맛대로 골라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미리내 운영진은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기부톡을 개발한 기브네트워크로부터 SNS 운영지원, 인쇄피아로부터 인쇄물, 와플이라는 회사로부터 인터넷 와이파이공유 기계를 제공받고 있다. 현금은 후원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김 교수는 "기업에서 미리내 로고를 프린트한 티셔츠나 머그컵이 제공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목표인 100호 지점 탄생은 8월쯤이라면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호응을 많이 받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연락이 많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남모르게 선행을 하고 있던 사람들끼리 동질감을 느끼고 뭉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조성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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