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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에 혈안된 미국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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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원배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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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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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채원배 특파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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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 재정적자 메우려 관문 통행료·공원 주차료 등 줄인상

미국에서 운전하면서 접하게 된 생소한 것 중 하나가 '스톱사인'이다. 우리나라에도 스톱사인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과 달리 미국에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교통규칙이다.

스톱사인은 팔각형 표지판 안의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STOP'이라고 쓰여 있다. 신호동 없는 교차로, 동네의 작은 골목길에는 스톱 사인이 무수히 많다. 스톱사인은 스톱하고 3초 있다 출발하라는 뜻이다.

기자가 사는 뉴저지 크레스킬 집 앞에도 50미터만 나가면 스톱사인이 있다. 차도 별로 없고 인적도 드문 길이어서 스톱사인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모든 차들이 철저하게 이를 지킨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미국인들은 교통신호를 참 잘 지키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경찰이 스톱사인 근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서 수시로 '스톱사인'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있었던 것.

최근에는 동네에서 경찰이 일반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스톱사인을 제대로 안 지킨 운전자에게 '딱지'(스티커)를 발부하는 걸 봤다. 이렇게 단속이 심하니 이 사인을 안 지킬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스톱사인 위반으로 걸리면 경찰이 다른 규칙 위반까지 포함해 2장 이상의 스티커를 발급하는 경우도 많아 통상 1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경찰, 교통위반 적발에 혈안

'스톱사인' 위반자가 크게 줄어서인지 요즘은 미국 경찰이 다른 교통법규 위반 적발에 더 신경을 쓴다는 얘기가 들린다. 바로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과 '휴대전화 사용' 적발 등이다.

기자의 지인은 최근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가다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46달러의 벌금을 냈다.

휴대전화 사용 적발의 경우 운전중 통화를 하지 않고 휴대폰을 지니고만 있어도 딱지를 떼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의 10개주는 운전중 휴대폰을 손에 쥐고만 있어도 벌금을 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뉴저지의 경우 차량번호판 부착 위반만을 전문적으로 적발하는 경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미국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적발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미국 주정부와 주경찰청에서 실적을 독려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의 경우 경찰이 구두 경고만 하고 운전자를 보냈으나, 요즘은 경찰이 사소한 위반 하나도 봐주지 않고 딱지를 뗀다. 상당수 주정부의 재정적자가 심해지자 교통법규 위반 적발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교통법규 위반 시 물어야 하는 벌금을 많이 매겨 재정적자를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뉴저지주의 경우 공개적으로 올해 교통법규 위반 벌금을 지난해보다 수십% 더 거둬들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딱지'에 혈안된 미국 경찰
◆조지워싱턴다리 등 주요 관문 통행료 매년 올라

이 뿐만이 아니다. 조지워싱턴다리 등 뉴욕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의 통행료는 매년 오르고 있다.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조지워싱턴다리나 링컨터널을 반드시 지나야 하는데 현재 통행료가 13달러다. 지난 2008년 초 6달러에 비해 5년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뉴저지 버켄카운티에서 뉴욕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한달에 평균 300달러 정도를 통행료로 부담해야 한다. 한국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만 미국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지 않아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1시간에 한대 꼴 정도다. 또한 집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없는 직장인들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처럼 뉴욕 관문 통행료가 시민들의 부담이 되고 있으나 통행료 인상은 해마다 계속돼 머지않아 통행료가 2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1년 10월 미국 뉴욕과 뉴저지항만청이 세계무역센터(WTC) 재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조지워싱턴다리 통행료를 50% 인상할 당시 항만청 소속 순찰대 경찰의 연봉이 평균 22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산 적이 있다. 항만청은 조지워싱턴다리, 허드슨강 지하 널 외 3개 공항 등을 관할하며 WTC 터를 소유하고 있다.

항만청 순찰 경찰들의 연봉이 이처럼 높은 것은 연간 2000~2500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면서 받는 수당이 기본연봉보다 많기 때문이다. 통행료 인상이 결과적으로 항만청 경찰들의 연봉을 올려준 셈이다.

공원 주차요금도 오르고 있다. 뉴저지의 경우 팰러사이드 인터스테이트 파크(Palis ades Interstate Park)의 주말 주차요금이 10달러나 된다. 미국은 땅이 넓어 이전에는 뉴욕을 제외하고 공원 주차요금을 받는 곳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주정부 재정수입을 위해 주차요금을 받는 곳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각 주정부마다 재정적자를 줄이고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공공요금을 부과할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재정적자로 각박해지고 있는 미국

복지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게 대부분의 미국 주정부가 처한 현실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이후 지난해 1조1000억달러 적자를 비롯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4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재정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이 마지막이다.

다행히 올해는 재정적자가 64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미 의회예산국(CBO)은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재정적자가 1조달러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상태다. '교통법규 위반 벌금 증가' '통행료와 주차요금 인상'은 재정적자로 인해 각박해지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도시 뉴욕, 그 화려함 뒤에 미국인들의 삶은 각박해지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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