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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학과 구조조정, 대학발전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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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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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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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학과 구조조정' 갈등… "중장기적 시각 담아 민주적으로 추진해야"

최근 대학교들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조정을 두고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속전속결' 식으로 이뤄지는 학과 개편은 중장기적 대학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전속결' 학과 구조조정, 대학발전 저해한다
◇일방적 구조조정안, 학내 갈등 불러와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고려대·연세대·중앙대 등에서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조정 추진에 학생들이 집단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앙대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2014학년도부터 비교민속·사회복지·아동복지·청소년·가족복지 등 4개 학과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학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학평의원회에서 구조조정안 심의 자체를 보류하라고 요구했으나 대학본부는 예정대로 이사회를 열었다. 총장실 앞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던 학생들은 학교를 상대로 학칙 개정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연세대와 한국외대는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는 구조조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뒤늦게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고려대는 이사회 의결만 남겨뒀던 구조조정안을 학생들과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사문화된 평의원회 심의 규정… 교육당국 '나 몰라라'
대부분 학과 구조조정안은 대학본부와 해당 학과 보직교수들에 의해 비공개적으로 논의돼 정해진다. 학생과 교직원들은 구조조정안을 반영한 학칙 제·개정안의 공고가 학내 게시판에 게재되는 시점에서야 해당 내용을 인지하게 된다.

사립학교법은 학칙 재·개정의 경우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사문화된 지 오래다. 교육당국은 대학 내 의사결정이라는 이유로 해당 규정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칙 제·개정은 보고사항도 아니다"며 "학칙 제·개정을 위해 평의원회 심의를 거쳤는지 여부를 점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평의원회는 사립대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도입된 기구다. 교수와 직원, 학생 등 11명 이상의 평의원으로 구성해야 하며, 특정 구성단위 의원 수가 전체 평의원 수의 절반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본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취업률·학생충원율 등 교육당국의 정량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속전속결' 식 학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평가기준에 불리한 학과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수도권정비계획법 탓에 정원 증원이 불가능해 새로운 학과 도입 시 기존 학과 정원을 줄여야 한다.

교육부는 대학 관련 지원사업 평가지표로 취업률과 학생충원율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교육역량강화사업 대상 선정을 위한 평가에는 취업률(15%)과 학생충원률(17.5%)이 포함된다.

◇"'속전속결' 식 구조조정, 중장기적 발전 저해"
이처럼 일부 보직교수들에 의해 급속히 이뤄지는 학과 구조조정은 대학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다수 대학의 학과 구조조정은 중장기적 고려 없이 시류에 편승해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동안 몸집키우기에 주력한 부작용이 구조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학과 개편은 대학의 특성화 및 중장기적 발전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며 "구조조정에 앞서 대학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민주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조정의 경우 교육당국에서 일정부분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대학운영 원리에 비춰보면 학제 개편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다만 그 과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럽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학생과 교직원들을 배제한다면 교육부에서 개선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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