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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현장근무자 계약서와 더 친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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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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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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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건설금융 포럼]신동찬 율촌 변호사 "법적분쟁 대비 사업장 기록 문서화"

더벨|이 기사는 06월27일(15:4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중동 건설현장에서 빈번해지고 있는 '체인지 오더' 때문에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계약 조건에 대한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중동 사업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모두 문서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신동찬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사진)는 27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해외 건설사업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주최한 '2013 건설금융 포럼'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계약사항 변경에 대처하려면 현장 근무자들이 계약서를 늘 옆에 두면서 자세히 읽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가 계약 조건에 대한 숙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중동 발주처들이 국내 건설사들에게 막무가내 식으로 계약 변경 통보를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법제도가 확립돼 있지 않아 사업과 관련된 준거법 자체가 바뀌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신 변호사는 대표적으로 쿠웨이트의 사례를 들었다. 쿠웨이트는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해 의회 제도가 잘 안착된 나라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현지 사업자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보니 계약 내용이 국내 건설사들에게 불리하게 바뀌거나 사업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는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국가에서 억울한 대우를 받아도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형식적으로 법 제도가 있지만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제 중재 판정을 수용하지 않고 별도로 심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어닝쇼크의 원인이 됐던 저가수주 역시 중동 발주처의 높은 콧대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신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중동만큼 돈이 많이 나오는 건설 현장이 별로 없다 보니 전 세계 업체들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UAE, 카타르 등이 '쥐어짜기' 발주를 하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동 지역에서는 정정 불안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며 "분쟁에 적절하게 대처하려면 사업장에서 일어난 문제를 문서로 기록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기록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분쟁을 조정할 때 증언보다는 기록이 증거로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중동 사업 리스크 완화를 위해 담당자들 간의 소통과 법률가의 주문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프로젝트를 관리할 사람을 수주 협상 때 참여시켜야 나중에 일어나는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현지에 있는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찬 율촌 변호사 발표 전문]

중동 지역은 단 한번도 정세가 안정된 적이 없었던 지역이다. 정정 불안은 이 지역의 상수로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아랍의 봄' 이후 정치적 혼란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정정이 안정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더 안전하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정정 불안과 관련해 손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다. 리비아에서 건설사들이 수주잔고가 80억 달러 정도 남은 상황에서 내전이 발생했다. 계약서 상에는 현장을 버리고 나왔을 경우에는 발주처에 반드시 통지를 하도록 하게 돼 있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기업들이 미비한 점이 많았다.

중동 지역에 석유 매장량이 많기 때문에 세계 패권 국가들이 경제 제재를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Secondary Sanction' 효과가 나타난다. 이란의 돈줄을 끊어버리겠다는 것이 국제 제재의 핵심이 된다. 한국 건설업의 주력 분야가 오일과 가스 플랜트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핵개발을 도와줄 의도가 없더라도 제재를 받게 된다. 'Secondary Sanction'은 쉽게 말해 이란을 '왕따'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이란에 진출한 기업들이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달러화 거래가 막힐 우려도 있다

중동 대부분 국가들의 사법제도는 낙후돼 있다. 형식적으로는 법 제도가 들어와 있지만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법 제도를 뒤집을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보통 뉴욕 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국제 중재의 판정을 존중한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국제 중재의 판정을 받아들여 법원이 강제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판사들이 국제 중재 판정문을 다시 심사를 한다. 심사를 하는 데 4년 정도 걸린다. 그렇다면 국제 중재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부패에 따른 위험도 따른다. 권위주의 정권이 통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작동한다. 민주화가 된다고 해도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쿠웨이트는 비교적 국민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국가다. 의회의 영향이 강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UAE 같은 경우에는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이 '권고안'에 불과하다. 결정은 국왕이 하게 된다. 하지만 쿠웨이트의 의원들이 특정 지역의 브로커와 연계돼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대대적으로 수주했던 사업이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과당 경쟁에 대한 위험도 상존한다. 중동 지역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중동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곳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지역이 바로 중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동 국가들이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수익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UAE나 카타르의 '쥐어짜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저가수주라고 비난하기는 쉽지만 계약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담합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 기업들의 수주, 관리 조직이 분리돼 있는 점이 문제다. 수주 담당자가 빠지고 나면 관리 담당자들은 세부적인 사항은 잘 알 수가 없다. 수주팀이 수주를 할 때 관리팀이 함께 참여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공사 수행할 때에도 수주 담당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수주와 관리 사이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또 현장에서 법률 자문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리 클레임에 대비할 수 있다. 또 계약서를 자주 봐야 한다. 계약 사항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계약 내용을 잘 숙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체인지 오더'를 통해 계약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Back-to-Back' 계약의 활용이 중요하다. 즉 발주처에게 당한 것은 발주처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건설업체들은 분쟁을 절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분쟁이 일어났을 때 기록을 잘 해두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점이 많다. 외국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다 기록으로 남겨둔다. 기록을 가지고 와서 얘기를 해야 설득력이 있다. 증언보다는 기록이 더 합리적인 증거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기록하는 담당자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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