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앞 배회하던 인물 결국..

뉴욕경찰 / 사진=NYPD

지난 4월 15일 오후 3시. 세계 경제의 수도 뉴욕 중심부 맨하탄에 갑자기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임스퀘어와 센트럴역, 주요 관공서에 중무장한 경찰병력이 급파됐다.
10분 전께 보스턴 마라톤 결승지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은 곧바로 뉴욕경찰당국에 전달됐고 대테러 치안경보가 발령됐다.

같은 시각 맨하탄 소재 뉴욕경찰청의 테러대응센터도 분주해졌다. 뉴욕시내 4000여대에 달하는 CCTV와 600여대의 방사선감지기, 100여대의 차량번호판 인식장치도 일제히 가동돼 테러관련 이상징후 포착에 들어갔다.


이때,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주변에 검은가방을 메고 배회하는 수상한 인물이 포착됐다. 이는 즉각 인근 경찰에 통보됐다. 센터가 과거 한 달치 CCTV 화면을 실시간 분석한 결과 그는 최근 며칠사이 거래소 인근에 자주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최근 동선이 드러나고 그가 탔던 차량의 번호판을 통해 신원도 확인됐다. 관련 범죄기록까지 몇 초 만에 조회해 검문 경찰이 소지한 모바일단말기로 통보됐다.

불과 수초만에 테라바이트 단위의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분석됐다. 검문결과 그는 주가폭락에 불만을 품고 있었지만 테러 용의점은 없었다. 2001년 '911 테러'의 공포를 겪은 뉴욕에서 이는 실제상황이다.

뉴욕 맨하탄 경찰의 RTCC(실시간범죄대응센터)전경 / 사진=NYPD

뉴욕경찰청 제시카 티시는 "뉴욕은 전세계 최고수준의 최첨단 범죄 예방 및 감시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이를 통해 뉴욕경찰은 범죄를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마치 영화속 한 장면같은 일들이 이제 빅데이터 분석기술의 진화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과거에는 수집하거나 관리, 분석하기 어려웠던 대용량 비정형 데이터 뭉치다. 각종 IT, 모바일기기와 소셜미디어의 이용증가로 글로벌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이를 분석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특히 공공분야 접목시 기대효과가 크다. 정책입안자나 집행자들이 그간 경험이나 감에 의존하던 의사결정을 데이터기반으로 단행함으로서 행정력의 분산과 예산낭비를 막는 등 그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부공공분야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데이터를 다루는데다 교통이나 환경, 치안, 에너지, 실업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정부는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통해 공공정책 각분야에 빅데이터 분석을 전방위적으로 확산해 국가적 난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동한 빅데이터 분석팀은 재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오바마 스스로 빅데이터분석의 신봉자이며 강력한 지지에 나서고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정부3.0 비전을 발표하면서 데이터기반의 과학적 정책수립에 나서고 6대분야에 걸쳐 21개의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공공분야 빅데이터는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다. 또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정책 의사결정 구조를 뒤바꾸는 만큼, 적잖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체계화된 빅데이터 도입 방법론이나 평가체계가 마련되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전략연구센터장은 "일자리, 고령화, 부패, 빈부격차, 치안 등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국가 현안해결을 위해선 그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하며 빅데이터를 통해 단초를 찾아야한다"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빅데이터 활용전략 수립이 활발한데 우리는 늦은 감이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장동인 빅데이터전문가협의회 의장은 "그동안 공공분야는 솔직히 데이터경영의 개념조차 없었다"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정책입안에 활용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공공기관 평가에도 이를 반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정부3.0 키워드-빅데이터 혁명 현장을 가다'라는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공공분야 빅데이터 도입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 정부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도입노력과 과제를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