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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에 '김밥' 투척, 폭력으로 시작된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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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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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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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세력들이 다 대학생이라고 이름만 바꾸고 나와서 선동하는 거 아니예요? 나라 전복하려는 자들 아냐? 경찰들이 대체 누구를 지키는 거야!"(보수단체 회원)

"남의 집 잔치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이게 뭐하는 짓이야. 돈 받고 그런 짓 하면 벌 받아. 친일파보다 더 나쁜 놈들이야!"(촛불문화제 참가자)

20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동아일보 앞. 촛불문화제는 고성과 폭력으로 시작됐다. '6·25 전쟁 안보 선전물'이 불씨가 됐다.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려던 한 여성이 집회 장소에 설치된 선전물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항의했다.

이를 본 유인근(47) 어버이연합 청년대표가 욕설을 하며 달려들었다. 경찰들이 신속히 두 사람 사이에 벽을 세워 분리했다.

선전물은 1시간 앞서 집회장소 옆에서 노래공연을 하던 자생초 회원들이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경찰에게 강한 불만을 토했다. 자신들에게는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종북세력'은 안전을 지켜주며 장소를 내어 준다는 주장이었다.

자생초 회원들은 지난해 10월 부터 주요 집회 장소에서 '문화공연'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끌고온 트럭에는 '종북세력'과 '북송반대'라는 글자가 플래카드로 걸려있었다.

고성과 폭력은 촛불문화제가 시작되고도 한동안 계속됐다. 자생초의 한 회원은 경찰의 트럭 철수 요청에 극렬히 저항하며 휘발유통을 들고 뛰어들었다. 경찰은 남성에게 휘발유를 빼앗아 저지했다. 그는 "경찰이 연장들을 빼앗아가 항의하기 위해 그랬다"고 돌발행동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이 빼앗았다는 연장은 '톱'이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 촛불집회가 시작되면서 자생초 측에 트럭을 빼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차 주인이 저항한 것"이라며 "자생초 문화제와 6·25 선전물은 경찰에 미리 신고가 안 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몇 차례 충돌 이후에도 유 대표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에게 '불고기 김밥'을 주겠다며 접근하려다 제지 당하기도 했다. 그는 "배고프니까 김밥 먹으라고 주려는 데 그걸 욕하냐"며 소리를 질렀다. 오로지 촛불집회를 '도발'하는 것만이 목표인 것처럼 보였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이에 신경쓰지 않고 문화제를 이끌어 갔다. 집회를 주도한 '대학생 촛불 자원봉사단'이 '헌법 제1조' 등 노래에 맞춰 율동을 췄다. 연설자로 나선 한 대학생은 "사람들은 대학생이 다 죽었다고 하지만 부모 세대가 피로 만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제작사 대표 이인형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넥타이 부대가 되기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항상 거리에 나와야 했다"며 "50대가 된 지금까지도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토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0일 진보 단체와 대학생 시국회의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국정원 댓글 선거개입 규탄 촛불문화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관련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최서현씨(23)는 "청소년 시국선언을 돕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더 정확하게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알고 있다"며 "오는 26일 이 자리에서 청소년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400명(경찰추산) 가량이 모인 가운데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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