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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이야기] "길고 굵은" 장마…"도대체 언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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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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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이후 한 해 제외 가장 빨리 시작, 36일 지속

=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덥네요. 에어컨을 틀고 있어도 더워. 그래도 13일만에 해가 이렇게 나오니 반갑기는 하네요. 여름이 여름다워야지"

'노량진 수몰사고' 현장으로 가던 19일, 택시기사는 오랫만에 '쨍'하고 뜬 해가 반갑다고 했다.

현장 취재 관계로 날씨 상황을 매일 체크하지는 못했지만 돌아보니 적어도 사건이 터졌던 15일 이후 줄곧 비가 오거나 금세 올 것 같았던 날이 이어지긴 했었다.

택시 기사 말이 사실이라면 올 여름은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장마가 길어도 너무 길다. 6월 중순 시작한 장마는 성격 급한 직장인들이 휴가지로 떠나는 7월 하순이 돼서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택시기사 말마따나 여름답지 않은 여름날들이다.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하고 오래 지속된 올 장마기간 동안 서울 지역에서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4%에 이르는 비가 내렸다.  News1 안은나 기자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하고 오래 지속된 올 장마기간 동안 서울 지역에서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4%에 이르는 비가 내렸다. News1 안은나 기자



대개 장마는 6월 중·하순에 시작해서 한 달 정도 지속된 뒤 7월 중·하순이면 끝난다.

올해 장마는 지난달 17일 중부지방에서 시작해 한 달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 36일 동안 지속되고 있다.

시작일만 놓고 보면 1981년 이후 2008년(6월17일 시작) 한 차례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한 이유를 "대개 7~8월 본격적으로 힘이 세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6월 중순 순간적으로 확장했고 그 결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은 남쪽에서 북상하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다른 기압대의 경계에 생기는데 6월 중순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순간 확장해 우리나라와 대륙 쪽으로 치고 올라와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북태평양고기압을 풍선, 장마전선을 풍선의 가장자리 등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바람이 많이 들어가면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북태평양고기압은 세력이 강해지면 중부지방까지 확장하고 세력이 약해지면 수축해 남부지방까지만 영향을 미친다. 장마전선은 그 가장자리에 생긴다.

허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은 6월 중순 순간적으로 확장한 뒤 그 이후로 수축해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렀다"며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중부지방에서 '마른장마'가 6월 말까지 지속된 건 이런 원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17~19일 중부지방에 비가 온 뒤 이 지역에 0.3㎜, 0.5㎜ 수준으로 내린 소나기를 제외하면 '비다운 비'는 7월1일까지 내리지 않았다.

허 통보관은 "중부지방의 본격적인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확장한 7월2일 이후 시작됐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이 중부지방에 머무르기 때문에 6월 중순과는 반대로 중부지방에서는 폭우가 오고 남부지방에서는 폭염이 이어지는 '반쪽장마'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이번 장마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장마가 일찍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이유로 장마다운 장마는 사실상 7월2일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장마가 길어지는 이유는 시작이 워낙 빨랐기 때문이지 본격적인 장마 시작일을 7월 초로 본다면 장마가 한 달 남짓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장마기간 동안 장맛비는 7월 이후에 집중됐고 그 양도 많았다. 서울 지역 6월 강수량은 28.3㎜로 평년 5분의 1수준에 그쳤지만 7월1일부터 23일까지 강수량은 575.5㎜로 평년의 210%, 약 2배에 달했다.

비가 많이 오기도 했지만 가까운 지역이라도 지역에 따라 강수량 편차가 크고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린 날이 많았다는 것도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지난 15일 같은 서울 안에서도 관악구에는 27.5㎜ 비가 내린 반면 은평구 강수량은 2.0㎜에 그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흘 뒤면 장마가 끝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News1 이도균 기자
기상청 관계자는 "열흘 뒤면 장마가 끝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News1 이도균 기자



허 통보관은 이번 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지겠냐는 물음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서 북한으로 넘어가야 장마가 완전히 소멸을 하는데 장마전선이 현재 중부지방에 머무르고 있다"며 "장마전선은 24일 남부지방으로 내려간 뒤 29일쯤 중부지방으로 올라오면서 30일까지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 장맛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적어도 일주일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서는 그 이후의 기상자료가 나오지 않아 확실하게 말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8월 초에는 끝나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유난히도 길었고 상처도 많이 남겼던 올해 장마도 길어봤자 열흘 뒤면 끝난다.

열흘 뒤 '여름다운 여름'왔을 때 쯤 우리나라에서 장마와 함께 장마철 인명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안전불감증도 사라지길 바라는건 너무 성급한 기대일까.

내년 장마철에는 안전대책을 잘 세우고 실천해 노량진 수몰사고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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