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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으로 씌운 치아는 천하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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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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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육 에세이] 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충치가 광범위한 치아, 신경치료를 한 치아, 깨진 치아, 심미적으로 보기 좋지 않은 치아 등 많은 케이스들의 종착역은 결국 보철 치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분들은 보철물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여러 번의 내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 끝에 입 안에 보철물을 끼우게 되고, 비로소 치료가 끝났다는 생각에 각자 나름의 만족감과 후련함을 안은 채 치과를 나선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끝일까?

흔히들 보철물을 끼우는 날 오셔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중 하나가 "수명이 얼마나 되나요?"이다. 관리하기에 따라 수명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 평균을 내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정답이 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어금니쪽 보철물은 7~8년 정도, 사용빈도가 어금니쪽보다 낮은 앞니쪽 보철물은 10년 정도가 지나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린다.

대부분 보철치료는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과정이 간단치만은 않기 때문에 일단 한번 씌워 놓으면 영구적,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겠거니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런 대답을 들으면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우리가 자가용을 구입해 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하지만 그렇게 구입한 자동차를 우리가 평생 타지는 않는다. 부품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차를 교체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너무 오래돼서, 혹은 유행에 따라 차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차를 험하게 쓰는 사람과 조심히 쓰는 사람,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 등등 그 기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보철물도 마찬가지다. 보철물 자체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고, 잇몸의 퇴축이나 그 밖의 구강내 문제로 보철물을 교체해야할 상황이 생길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보철물=이미 치료를 끝낸 치아'라는 생각으로 그 치아에 대한 관리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 치아는 씌웠으니까 이제 썩거나 망가지지 않겠네요?"라는 질문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이런 질문은 치아의 일부분만 때우는 Inlay, Onlay 같은 치료보다 전체를 덮어씌우는 모자와 같은 형태의 Crown을 한 경우에 더 많이 받는데, 아무래도 치아 전체를 씌워놓으니 그 안에 있는 치아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보철물은 갑옷이 아니다. 처음에는 보철물과 잇몸경계부위에 틈이 없도록 잘 맞춰서 제작을 하지만 치주질환이나 자연스런 노화 현상으로 인해 잇몸이 퇴축되면 그렇게 생긴 틈 사이로 음식물잔사들이 저류될 수 있다. 이때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 부분의 치아에는 충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보철물이 오래되어 구멍이 생겼다거나 변형이 온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보철물을 씌운 치아가 신경치료를 한 치아라면, 남아있는 치아가 거의 삭아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러도 자각증상이 없어 그대로 방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치아는 자연치아보다 보철치아일 수 있다. 실제로 방사선 사진 상 의심스러워 교체를 권유해 뜯어보면 이미 치아의 상태가 심각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통증이 없다 하더라도 이미 안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보철물에 이상이 생겨 문제를 일으키는 시기가 사용 후 몇 년 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보철치료를 한 치아를 얼마나 잘 관리해주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 같은 보조용품 사용을 병행한 올바른 칫솔질과 검진으로 평균 수명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도 있는가하면, 반대로 관리를 소홀히 해 평균수명에 못 미치게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습관 또한 영향을 미친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과 부드러운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 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자주 먹다보면 보철물에 무리한 힘이 가고 그로 인해 보철물이 파절된다면 그 역시 교체의 적응증이 되기 때문이다. '보철물의 수명은 관리하기 나름'이라는 다소 애매할 수도 있는 답변이 정답인 것이다.

보철치료란 우리가 자동차를 더 오래타기 위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고장난 부품을 고쳐 쓰는 것처럼, 치아의 기능을 회복하여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일 뿐이다.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문제를 발견한다면 보철물을 교체하는 선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시기를 놓쳐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더 이상 보철치료를 한 치아를 천하무적으로 여기며 간과할 것이 아니라, 내 치아와 같이 소중하게 생각하며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 내 입 안에 보철물이 있다면 1년에 한 번쯤은 치과에 가보자. 보철물 속 치아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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