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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이 사는곳 '콜마르'와 꿈같은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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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송원진 바이올리니스트·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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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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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진의 클래식 포토에세이]'하울의 움직이는 성' 실제배경이 된 마을

[편집자주] 는 러시아에서 17년간 수학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이 직접 찾아가 만난 세계 유수의 음악도시와 오페라 극장, 콘서트홀을 생생한 사진과 글로 들려주는 '포토 콘서트'입니다. 그 곳에서 만난 잊을 수 없는 공연과 연주자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화려하고 강렬한 터치로 러시아의 광활한 음악세계를 들려주는 그가 만난 음악과 세상, 그 불멸의 순간을 함께 만나보세요.
↑콜마르 역. 역사의 모습부터 오래된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송원진
↑콜마르 역. 역사의 모습부터 오래된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송원진
평범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한 소녀가 있다. 18살 소피. 우연히 하울을 만나게 되고 그 때문에 마법에 걸려 아흔살 할머니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다시 하울을 만나 그의 성에서 함께 살게 된다.

재패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려낸 사랑을 통한 성장 스토리이자 꿈을 성취해내는 영웅이야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개봉한 이 애니메이션은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광팬인 나도 이 애니메이션을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른다.

여기에 나오는 그림 같은 마을의 모티브가 된 곳이 바로 프랑스의 소도시 콜마르(Colmar)다. 이번 파리 여행 중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그곳으로 향했다.

콜마르는 독일,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접해 있는 알자스 지방의 소도시로 알자스 지역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이다. 콜마르에 가려면 파리에서 TGV를 타고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로 간 후 거기서 30분 정도 더 기차를 타고 가면된다.

콜마르 역에 도착하니 정말 동화에 나오는 집처럼 아름다운 기차역사가 맨 처음 눈에 띠었다. 여기서 도보로 20분정도면 볼거리가 모여 있는 구시가지에 갈수 있다.

기차역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받은 지도를 들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에서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다녀보았다. 항상 노트 한 권 분량의 검색과 공부(?)를 통해 처음 가는 곳도 꼭 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히 찾아다녔었는데 이번엔 그냥 발길이 닿는 대로 흘러가기로 한 것이다.

↑콜마르의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 ⓒ사진=송원진
↑콜마르의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 ⓒ사진=송원진
↑ 그림에서 바로 튀어나온듯한 콜마르 구시가지의 집들. ⓒ사진=송원진
↑ 그림에서 바로 튀어나온듯한 콜마르 구시가지의 집들. ⓒ사진=송원진
↑ 콜마르의 작은 골목길들. 마치 내가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진=송원진
↑ 콜마르의 작은 골목길들. 마치 내가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진=송원진

이 도시는 집 하나하나가 그림처럼 예쁜 색깔로 16세기 알자스 지방 특유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콜마르는 17세기에 프랑스령이 된 후, 1871년 독일에 병합되었다가 제 1차 세계 대전 후 다시 프랑스령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은 아직도 프랑스와 독일 문화가 섞여 있다.

길을 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그곳이 바로 콜마르에서 제일 유명한 ‘쁘띠 베니스 Petite Venice’ 였다. 콜마르에는 베니스처럼 운하가 있는데 그 광경이 베니스만큼 멋지고 아름다워 ‘작은 베니스’라 불리고 있다.

콜마르의 전성기였던 16세기엔 알자스의 포토 밭에서 상인들이 이 운하를 따라 포도를 가져와 무역중개가 크게 흥했었다. 지금은 포도상인 대신 관광객들이 나룻배를 타고 다니고 있고 ' 쁘띠 베니스' 운하 양 옆으로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어 운치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콜마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운하 '쁘띠 베니스'. 이탈리아 베니스가 부럽지않은 아름다운 모습이다.ⓒ사진=송원진
↑콜마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운하 '쁘띠 베니스'. 이탈리아 베니스가 부럽지않은 아름다운 모습이다.ⓒ사진=송원진
↑16세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콜마르의 집들은 개보수에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현재 콜마르는 곳곳에서 한창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송원진
↑16세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콜마르의 집들은 개보수에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현재 콜마르는 곳곳에서 한창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송원진

콜마르의 날씨는 무척 화창했다. 아니 화창하다 못해 타죽을 듯 강렬한 태양빛을 뿜고 있었다. 왜 그 근방에서 포도 농사가 잘되고 콜마르가 한 때 유명한 무역도시이자 항구였는지 이해가 됐다.

현재 콜마르는 도시 전체가 ‘복원’ 중이다. 많은 집들이 낡아서 개보수 및 복원 중인 상태였다. 여기서는 개보수도 마음대로 못한다고 한다. 우리 한옥마을 처럼 이곳도 알자스의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집하나 하나 모두 정부에서 개보수에 대한 지침이 있다.

↑ 콜마르 시가지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관광열차인 꼬마 기차. ⓒ사진=송원진
↑ 콜마르 시가지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관광열차인 꼬마 기차. ⓒ사진=송원진
↑콜마르 구시가지의 그좁은 골목길도 자유자재로 다니는 꼬마기차. 이곳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사진=송원진
↑콜마르 구시가지의 그좁은 골목길도 자유자재로 다니는 꼬마기차. 이곳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사진=송원진
↑ 콜마르역 가는길에 있는 회전목마. ⓒ사진=송원진
↑ 콜마르역 가는길에 있는 회전목마. ⓒ사진=송원진

이곳엔 눈에 띄는 교통수단도 있었다. 그 비좁은 골목길을 자유자재로 다니는 꼬마기차가 바로 그것이다. 이 꼬마기차는 꾸불꾸불한 골목길도 손쉽게 운행해서 너무 덥거나 여행시간이 촉박한 관광객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았다. 걷는 재미와는 다른 기차를 타고 도시를 순례하는 재미라고나 할까.

콜마르에선 모든 상점들의 간판도 일종의 일러스트 작품 같다. 처음엔 몰랐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상점 마다 너무나 예쁘게 디자인한 특이한 간판을 걸어놓았다. 서울의 천편일률적인, 멋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간판들하고는 너무 비교가 됐다. (하긴... 예전에 해외 어느 작가는 그런 서울의 간판에서 키치적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 칭찬하기도 했었다. )

어느 순간 눈에 띄기 시작한 콜마르의 간판들은 보면 볼수록 하나의 작품 같았다. 마치 수백년된 상점의 시그너처 디자인인 것처럼 이 간판 하나도 도시의 전체적인 모습하고 너무나 조화가 잘되었다.

↑콜마르 상점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간판이 즐비하다. 마치 수백년간 자리를 지켜온 상점의 시그너처 문양같다. ⓒ사진=송원진
↑콜마르 상점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간판이 즐비하다. 마치 수백년간 자리를 지켜온 상점의 시그너처 문양같다. ⓒ사진=송원진
↑아마도 이여자아이가 알자스 지방의 캐릭터인가 보다. ⓒ사진=송원진
↑아마도 이여자아이가 알자스 지방의 캐릭터인가 보다. ⓒ사진=송원진

작은 도시이다 보니 이렇게 무심히 집과 골목들을 구경하다 보면 저절로 관광명소와 조우하게 된다. 우연히 눈에 띤 건물은 바로 ‘메종 테트(Maison des Tetes) 였다.

이 집은 콜마르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건물로 포도무역으로 번창할 당시인 1609년에 세워졌는데 돌출된 발코니와 창문이 정말 멋있다. 꼭대기에 있는 동상은 자유 여신상을 만든 바르톨디가 1902년에 만든 것으로 현재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다.

꿈결 속을 거닌듯 어느새 동화의 나라를 떠날 시간이 왔다. 12시 땡 하면 파티장을 떠나야하는 신데렐라처럼 아쉬움이 물밀듯 밀려왔다. 옆에서 방금이라도 하울이 튀어나와 “소피!” 라고 외칠 것만 같았다. 콜베르의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 속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숨어 있을 것만 같다.

↑ 콜마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인 메종 테트. 현재는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사용 되고있다. 꼭대기 동상을 자유의 여신상을 만든 바르톨디가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송원진
↑ 콜마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인 메종 테트. 현재는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사용 되고있다. 꼭대기 동상을 자유의 여신상을 만든 바르톨디가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송원진
↑ 다시 콜마르역으로 돌아가는 길. ⓒ사진=송원진
↑ 다시 콜마르역으로 돌아가는 길. ⓒ사진=송원진

미야자키 하야오가 반할 수 밖에 없었던 도시, 시간이 멈춘 듯, 이 세상의 공간이 아닌듯한 마을. 그곳에선 누구나 다 동심으로, 어린 시절의 그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버릴 것 같다.

21세기에 만난 16세기의 도시 콜마르의 아련한 추억...
다음엔 7월쯤 열린다는 콜마르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 이번에 가보지 못한 생마르탱 성당(St. Martin’s Collegiate Church)과 운터린덴 미술관(Musee d’Unterlinden)도 잊지 말고 들러야겠다.

돌조각이 촘촘히 박혀있는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 아름다운 간판들, 파스텔 톤의 건물들, 운하를 따라 늘어선 카페들.... 그 길의 끝에서니 고즈넉한 행복감이 절로 몰려왔다. 아듀 소피, 하울~~


☞ 9월15일 '나눔 콘서트': 세상에서 가장 슬픈곡 '비탈리의 샤콘느'->'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


◇ 클래식도 즐기고 기부도 하는 <5천원의 클래식 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콘서트가 매월 세번째 일요일 오후 1시 서울 KT 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립니다. 이 콘서트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클래식 콘서트의 티켓 가격을 5천원으로 책정하고, 입장료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가정의 청각장애 어린이 보청기 지원을 위해 기부합니다. 9월 공연은 22일이 아닌 15일 일요일 오후 1시입니다. 인터넷 예매가 가능합니다. ( ☞ 바로가기 nanum.mt.co.kr 문의 02-724-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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